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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룡 문학평론]
최삼룡   Hit : 6029 , Vote : 401        [2008/10/07]


   [국화꽃 피는 동네에 국화꽃은 없다] [장선자의 단편소설 '국화꽃 피는 동네'를 평함] [최삼룡, 평론가, 전 연변사회과학원 문학예술연구소 소장]


   장선자의 단편소설 <국화꽃 피는 동네>(장선자, 8월 25일)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우리의 주의를 끄는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소설의 화자는 수옥이 혹은 시내에 이사간 장길이네 딸로 불리우는 <나>다.

   화자는  떠난지 몇년만에 고향에 와서 한여름을 지내고 추석까지 쇠고 고향을 떠난다. 우울증에 걸린 그녀는 고향으로  병치료를  왔던것이다.

   작품의  내용은  <나>가 고향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묘하는것으로 주체를 이루고있다. 이렇게 되여  이 짧은 소설에 숫한 인물을 등장시키게 되였다. 용이어머니, 강냄이의사와 그의 처, 머저리 춘희와 그녀의 어머니, 히벌뚝이, 득팔이부부, 아래 학년을 다니던 연이, 한족집 아이 그리고 아마 도시에 있는 련인같은  남자  민철이  이밖에도 또 중풍에 걸린 꺽다리 등. 이 사람들은 모두 산 사람들이고  또 이미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나>의 기억속에 살아있는 용이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상점집 주인 등이 있다.

   소설창작론으로부터  말한다면  이렇게 짧은 편폭에 이렇게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것이지만 우리는 그런대로 이 작품을 수필이 아닌 소설이로고 받아들인다. 어찌 그뿐이랴. 이 텍스트가 안고있는 사상내용의 주요성,  서사책략의 독창성, 창조주체의 예술적 감각과  세부묘사의 재치 그리고  뛰여난 언어구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비교적 성공적인 소설작품으로 평가하게 된다.

   첫째, 작품은 아주 작은 편폭으로 당전 조선족 농촌이 겪고있는 력사적인 문화위기를 비교적 진실하게 심각하게 조명하고있다. 작자는 고도의 인도주의정감으로부터 출발하여  날로 황폐해지는 고향의 이모저모를 그리고 고향사람들의 눈물겨운 삶의 구석구석을 조명하고있다. 민생에 대한 관조, 사회의 밑바닥인생을 영위해가는 저층에 대한 관조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의 주제이며 작자의 동기이다.

    보라 . 용이어머니는 벌써 이 세상에서 사라진지 오랜  손자 용이를 그리면서 홀로 고독하게 살아가고  머저리 춘희는 어머니에게 맞은 상처투성이 발을 끌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고 히벌뚝이는 얼굴이 떡판이던 개판이던 몸매가 절구통이던 메지통이던 관계없이 녀자이니깐  좋아하고  8년간 한국에가  돈을 벌어 아이들을 공부시킨 득팔이네 부부는 자식때문에 몸을 다 망치구 그리고 마을의 한족집의 세 아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로동에 참가하고 그밖에도 더 말하자면 끝이 없다. 용이 할머니는 치매에 걸렸고 히벌둑이 어머니는 절름발이고  그밖에도 중풍에 걸린 꺽다리와 외팔의 상점집주인 등등. 이 사람들이 매일 같이 만들어내는 숫한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일까? 작자가  구체적으로 펼쳐보이지 못한것은 유감이지만 우리는 그 밑바닥에 도도히 흐른는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할수 있다.

   둘째, 이 소설의 작자는 소설계의 신인이라고 할수 있지만  소설창작에 대한 공부가 대단히 착실하는 인상을 준다.

   이 문제에 대하여 정식으로 운운하기전에 다른 한가지 문제에 대하여 언급해보기로 한다. 그것은 즉  이 작품의 화자의 신분문제이다.

   고향을 떠난지 몇년만에 고향에 찾아온 화자의 신분을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수  있을까?  농민인가? 시민인가?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 중국에서는 이 문제가 아직 최후의 결론을 내리지 못한 문제이다. 단 분명한것은 이 사람들은 도시에서는 최하층에 속하지만 농촌에 오면  상층에 속한다는것이다. 물론 농촌 농민들의 정치적인 상급은 많다. 필자가 여기서 도시에 진출한 사람들이 농민의 상급이라는것은  어떤 의미에서 이를테면 세상을 보는 눈에서나 현대인의 갖추어야 할 문화소질에서는 농민들의 상급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 소설의 화자를 놓고 보아도 역시 내내 자기의 신분 내지 자기의 관점에 대하여 직접 서술하는것을 꺼리고  고향을 떠난 한시기의 삶에 대하여 입을 다물고 아울러  몇년만에 찾아온 고향에 대한 자기의 견해같은것을 직접 말하기를 꺼리 지만 사실 전편 작품에 대한 총적인 시각은 확실히 고향마을의 누구보다도 더 투철하게 보고 전면적으로 보고 역시 심각하게 본다는 결론을 내릴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전제가 있기에 이 작품의 서사책략에 대하여 론할수   있게 되는것이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고의적으로  짧은  편폭에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는 모험을 하고있다. 어느 한 인물에 자기의 느낌과 사색과 깨달음을 집중시키는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대표적인  언어나 행위 혹은 표정을  소묘하는데  끝이지만  읽는이들이 그것들을 종합해보면 구경 창조주체의 동기가 무엇인가를 파악할수 있게 하는데 성공한것이다.

   다음 작자는 고향에 와서 새롭게 보고 듣고 겪는 현실체험과 자기의 머리속에 아직도  풋풋하게 살아있는 기억에 대한 묘술을 재치있게 교차시킴으로써 작품의 사상내용을 풍부하게 하였을뿐아니라  주제를 선명하게 나타냈으며 창조주체의 인도주의적정감과 고향의 궁핍한 현실에 부딧친 정신적인 곤혹을 재치있게 표현할수 있었다.

   두만강기슭에는 넓은 벌이 있었다. 가을이면 황금이삭이  물결을 치는 이곳이 이야말로 동네의 보배지이고 동네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건 요지였다. 그러했던 세월에 동네사람들은 짓꿎은 날씨에 마음을 조이며 손에 땀을 쥐였다.식사를 하다말고 " 이때에 비가 오는게 아닌데 "  하며 할아버지는 밥술을 도로 놓았다. 나는 논뚜렁에 서서 푸른 물결을 눈이 시도록  바라보았다.

   바로 이 단락앞에  화자는 논을 한족이네한테 맡긴 용이할머니와 히벌뚝이가 쌀을 더 받으려고  하루에도 몇번씩 한족이네 집을 나들고있다는것을 교대하였다. 나는 여기서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이 단락을  잘  읽어볼것을 권고한다. 화자의 머리속에 있는 한토막의 옛 생활모습은 참으로 얼마나 귀중한것들을 우리는 잊어가며 살아가는가를 심각하게 제시하고있으며 고향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 민족의 정신적위기 내지 문화적위기가 어느 정도 사람을 놀래우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를  생생하게 그려내고있다.

   이 소설의 구성은 아주 단순하다.  앞에서 말한것처럼 자칫 하면 한편의 산문으로 될번하였는데 끝내 소설로 성공시켰다. 여기에는 작자가 오랜 세월 쌓은 문학적인 저력이 크게 작용한것 같다.

   여기서 한가지 문장의 조응관계의 설정에 대하여서만 말해보기로 한다.

   < 상처는 물속에서 빨간 꽃처럼 피여났다.>,  <빨간 꽃처럼 피여나던 상처자국이 빨간 실을 물에 풀며 하늘거렸다.>

   이 두구절의 문장은 머저리 춘희 상처에 대한 묘사인데 앞에것은 춘희의 상처를 처음 봤을 때의 묘사이고 뒤에것은 후에 본 춘희의 상처에 대한 묘사이다. 이 두개의 문장을 통하여 읽는이들은 춘희의 상처는 우연하게 한번 생기는것이 아니라 늘 생긴다는 정보를 얻게 될분만아니라 머저리 춘희에 대한 화자의 뜨거운 동정의 마음을 읽을수 있다.

   <나는 해볕에 달군 마루우에 앉아 스슥 스슥 내 머리속을 지나는 무수한 발자국을 헤면서 손톱눈을 뜯었다.>, <의사는 온전하게 붙어있는 내손톱을 보더니 인젠 잘 치료될것 같다고 앴다.>

   앞에것은 소설의 첫부분에 화자가 자기의 동작을 묘술한것인데 읽는이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겨주지 않는다. 그저 떠거운 해빛아래에서 우연히 하는 소동작이거니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아래의 손톱에 대한 언급은  소설의 결미에 고향을 떠날 림박에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하나의 주요한 정보인데 이것을 통하여  읽는이들은 드디여 화자가 고향에 온것은 우울증때문이라는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전후의 조응은  작자가  비교적성숙한 서사책략을 과시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대담한 생략법과 재치있는 암시법이 성공적으로 리용되고있다.

   먼저 생략법을 보자 작품의 처음에 삼촌집으로 찾아왔다는것이 분명 밝혀졌는데 작자는 전편 소설에서 시종 삼촌의 집이 어째서 빈집으로 되였는가를 말해주지 않는다. 왜서? 말하지 않아도 이런 빈집이 조선족동네에 얼마든지 있기때문이다. 소설을 잘 읽어보면 상점집도 빈집이 아닌가.

   다음 암시법을 보자.

   나팔꽃이 봉긋거리고 잠자리만 이따금씩 날아다니던 상점집 빈터는  또다시 웃음소리와 말하는소ㅣ로 들?었다. 저녁이 되면 득팔이안해 , 춘희엄마 댕남의아주머니 용이할머니, 춘희 몇몇녀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때로는 이벌뚝이녀인도  그중에 끼여 득팔이안해가 침을 튕기는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다. 노란치마 분홍반바지 파란치마 ... 서산너머 타오르는 노을은  녀인들의 상기된 얼굴을 더욱 붉게 하였다.

   작품의 전후와 련계시켜보면 이 이야기판의 주인공은 득팔의 안해다. 그는 한국에 가서 8년간 돈을 번 성공한 경험이 잇다. 동네녀인들이 어째서 치을 튕기는 그녀의 말을 열심히 듣는지 알수 있다. 그러나 작자는 전혀 모르는듯이 시치미를 떼고 자기의 이야기를 계속해나간다.

   셋째로 이 소설의 작자 장선자씨는 뛰여난 예술감각을 갖고있으며 우리의 민족언어에 대하여 뛰여난 구사력을 갖고있다. 특히 자연에 대한 감수력이 아주 뛰여난것 같으며 사물 특히 인물의 미세한 옹작과 표정에 대한 관찰력이 아주 뛰여난것 같다.. 시골의 해빛에 대한 묘사, 강에 나가 모욕하는 감각에 대한 묘사 는 여기서 더 인용할 필요가 없이 관심잇는 족자들이 다시 몇번 읽어볼것을  권장한다.

   추석날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를 찾앗다.풀을 개끗하게 뽑고 술을 따랐다. 할아버지는 위가 안좋아 별로 좋아하시는것 없었다. 보라색 들국화가 여기저기에 피여있었다. 9월에 태여난 사람들에게 속하는 9월국화라고 엄마가 말한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9월 국화를 좋아했다.  외롭지 않게 한곳에 모여 소박한 ?을 피우는 국화, 그런 꽃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옆에 무성히도 자라나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이제 가야겠지?"' 나는 코끝을 스치는 나무잎들의 향기에 파뭍혀 엉엉울었다. 할머니 따스한 손길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것은 작품의 결미다.  현대화 , 개혁개방 혹은 시장경제라고 명명된 시대에서 우리 중국조선족이라고 명명된 이 민족공동체는 너무도 많은 대가를 치르며 또 너무도 세인들의 눈에 보이지 말아야 할것을 로출하면서 치매에 걸려 살고  머저리처럼 살며 쩔뚝거리며 사는것이 아닌가. 국화꽃이 피는 동네에 사실 국화꽃은 없다. 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에밖에 없다. 그런데다가 수옥이라고 불리우는 이 처녀는 고향에 죽어도 잊을수 없는 죄가 있다. 용이를 죽인 장본인이 자기라는 생각에서 헤여나올수 없는 수옥이다. 설사 도시에서는 잊을수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 민철의  곁에서는 잊을수 있었겠지만  일단 고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개인의 상처와 민족의 운명 이것이 서로 융합되고 꼬 행복이란 두 글자와는 아직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고향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급어볼 때 울음이 나지 않고 그래 웃음이 나겠는가.

   이 소설의 결함은 제가 먼저번의 졸분에거 지적한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더 펼히고 싶지 않다.

   아무튼 소설창작에서   결국은 인물창조가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는것을 명심하고 앞으로 한 시기까지는 욕심을 적게 부리고 힘서 자기의 소설창작의 저력을 쌓는데 힘쓰기를 부탁하면서 이만 줄인다.

                                                  
                                                                                      2008년 10월 6일 밤 대련에서.





미소^^   - 2008/10/07 13:59:38  
최선생님께서 또 좋은 평론 써주셨네요.
장선자님의 소설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그때는 좀 혼란스럽기도 했었거던요.
등장인물이 많고...
그러나 소설에서 나오는 비슷한 농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추억이 있었기때문에
무척 정다웠던 소설이였었는데 지금 선생님 평론을 읽고 다시 그때 읽었던 소설을 생각하면ㅅ,
무척 느낌이 강하게 안겨옵니다.
리처드   - 2008/10/07 14:47:52  
전문가의 평론이 뒤를 받쳐주고 있는 니카의 문학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山子   - 2008/10/07 16:32:32  
보잘것없는 문장에 멋진 평론을 달아준 최삼룡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향후 글을 쓰는데 정말 동력이 될것 같습니다.
선생님말씀대로 향후 보아야 할것이 많고 들어야 할것이 많은것 같습니다.
능력제한으로 제 자신의 유감이 많이 묻은 글이라서 이글이 아니라
더 좋은 글로 선생님의 평론을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평론을 받을수 있게 만든 니카에도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더 좋은 글로 니카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고싶습니다
황성준   - 2008/10/07 20:56:00  
평론을 읽고 장선자씨의 소설의 보다 한층 더 깊게 리해하는데 도움이 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경희   - 2008/10/07 21:13:20  
선생님 평론 읽고 한번더 선자님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좋은 평론 감사합니다.
김춘림   - 2008/10/08 02:00:04  
국화꽃 피는 동네에 행복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국화꽃은 핀다.
어느 분이 댓글에서 국화꽃은 바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였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소설이 될수 있은것이 아닐간는 생각도...
평론 감사합니다.
이금화   - 2008/10/08 13:12:27  
장선자씨의 "국화꽃 피는 동네"를 읽어보면서 사실 이해가 잘 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문장의 결말에서 국화꽃이 등장하긴 하나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최삼룡선생님의 평론을 읽어보고 다시 소설을 읽어보니까 이해도 잘 되고 장선자씨의 소설 내용의 함의도 머리에 속속 들어왔습니다.

소설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좋은 평론이 였습니다.
최삼룡선생님, 수고 하셨습니다.
성란   - 2008/10/11 07:06:13  
정말 좋은 평론 써주셨네요...
뭔가 잘 리해되지 않던 부분도 정확히 설명하여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
똑똑똑   - 2010/10/10 12:16:58  
최선생님의 좋은평론 이제야 읽구가요 !
대단하세요 이같은 평론 .. 쉽게 그 의미를 알수있게 해주셧서 고맙습니다 ^^
신지   - 2010/10/11 10:07:03  
추천드려요~
수현   - 2010/10/13 01:15:29  
대단한 평론이에요 ^^ 잘 읽구 가요
조약돌   - 2010/10/21 14:11:55  
장선자씨의 "국화꽃 피는 동네"를 어디가서 읽으면 되나요?

평론을 잘 읽구가요~
김성순   - 2011/02/24 23:53:25  
최삼룡 선생님 안녕하세요~^^

최삼룡 선생니의 요즘 새책.. <<김파론>> 새출판 축하드립니다~~

ㅎㅎ

어마나   - 2011/09/14 20:53:33  
최삼룡선생님 추석을 자보내셧습니까?
니카를위해 많이 수고하시는 분이라고 알구있습니다.
최삼룡선생님의 건강과 행복을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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