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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의 좋은 詩][3]김세웅 詩-'봉지 안의 잠'
아미산월   - Homepage : http://poemtree21.net/ Hit : 4858 , Vote : 199        [2008/06/18]


[韓國의 좋은 詩][3]

봉지 안의 잠

김 세 웅


새우깡을 먹다가 잠이 든다
다리와 허리를 구부린, 봉지 안의 잠이다
봉지 안의 은박에 눈이 부신
잠 속에선
옆의 새우깡이 꿈결에 나에게 발을 걸쳐온다
봉지 밖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잠은 더욱 구부려지고
새우깡끼리 발 걸친 채 떠다니는 눈부신 바다,
봉지 안의 세상은 또 하나의 화엄이다
사명과 의리는 부처님 손바닥 위에 맡겨두고,
四海가 잡념 없이 은빛 가득한
봉지 안은 시방 새우깡의 불국토다

**「낭만시」동인 시인. 시집『칼과 연못 』출간.
수성구 신매동 세종이비인후과 원장. ☎(053)793-4266


<해설>

불국토가 따로 있겠는가?


  ㅡ「봉지 안의 잠」이라 했으니, 농심 <새우깡> 봉지 안에 들어있는 구부러진 새우깡 과자를 잠자고 있다고 시인은 인식한 것이다. 영원한 잠 아니겠는가. 아주 특이한 발상으로 쓰여진 기발한 시인데, 사실 불국토가 따로 있겠는가. 근심 걱정없이 영원의 세계로 접어든 삶이 해탈이며 그게 인간이 추구하는 절대세계이리라.

  누가 새우깡을 먹다가 이런 생각 해봤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대개의 서정시인들이 놓치기 쉬운 이면적인 세계 형성의 구축이 그것인데 놀라운 세계와의 만남이 확인된다. 봉지 안의 새우깡과 봉지 밖의 인간세상, 그리고 시인인 인간 자신과의 대비가 아주 눈부시게 와 닿는다.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시인이 언제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새우깡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며 이런 생각의 여유 가질 수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사소한 일상의 한순간을 포착해 고뇌와 번뇌,. 희열을 다 잊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보이고 있다는 것 또한 현대시가 갖는 깊은 사유의 목소리로 와 닿는다. 싱싱한 상상력의 소산으로 빚어낸 것에 대해 놀랍기만 하다.

  또, 새우깡을 먹다가 잠이 든 시인 자신의 잠이 '다리와 허리를 구부린, 봉지 안의 잠'이나 다름없다는 이 놀라움을 보라. 거기다가 실제의 '봉지 안의 은박의 눈이 부신 잠 속에선 옆의 새우깡이 꿈결에 나에게 발을 걸쳐온다'고 했으니(물론 새우깡도 엄밀히 말하면 새우가 아니며 누군가가 붙여준 인공의 이름이지만) 이 두 대상과의 상응관계를 보라. 새우깡 과자들은 서로 엉켜있지 않은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구부러져 아무 말 없이.....

  여기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데 새우깡 과자 낱낱끼리 '발 걸친 채 떠다니는 눈부신 바다' 가 그것이다. 새우깡 과자를 둘러싸고 있는 은박지를 '눈부신 바다'로 비유한 것도 아주 신선하며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잠에 대한 속성을 잘 말해주고 있는데 '봉지 밖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 잠은 더욱 구부려지'니 잠에는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시인은 '봉지 안의 세상은 또 하나의 화엄이'라 했으며, '사명과 의리'란 눈 뜨면 밀려오는 인간사의 복잡다난한 모든 책임과 할 일들 모두 뒷전으로 밀쳐놓은 것이 되며, 오로지 막을 수 없는 잠이 오히려 가장 평온한 삶의 세계로 작용하는 것이다. 봉지 안의 새우깡 저희들끼리의 잠든 세상이 '또 하나의 화엄'이'라 했듯이 시인 자신도 피곤하여 잠시 눈 붙인 잠의 세계가 모든 근심걱정 잊은 화엄의 세계에 접어든 것과 다름 아니라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아, 그러니까 말인데 그러한 세계가 '四海가 잡념 없이 은빛 가득한 / 봉지 안은 시방 새우깡의 불국토' 다름 아니니 자신도 새우깡(새우)과 마찬가지인 세계에 접어든 것이다. ''四海가 잡념 없이'라는 대목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데 '사해(四海)'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는 둘러싸고 있는 모든 주위(은박지 세상)를 말하며 나아가서는 우주개념과 같은 하나의 세계를 말함이다. 알고 보니 새우깡 속에서는 수많은 새우들이 잠자고 있었구먼! 안 그런가? 화엄의 세계가 여기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시인은 '봉지 안은 시방 새우깡의 불국토' 라 했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면 온갖 복잡한 현실이 눈앞에 도사리고 있고 피할 길 없이 끙끙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세상이며 인간인 것이다.

이 시에서는 새우깡을 어디서 먹다가 잠에 들었는지 사무실인지 집안 거실인지 소파인지 대낮인지 오전인지 오후인지 밤인지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시에서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표현인데 그 구체적인 표현이라는 것도 작품의 성향과 관점에 따라 구체화시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너무구체화 하면, 즉 낱낱을 다 말하면 사적으로 흐를 수 있으며 공감을 덜 주기도 한다. 미루어짐작케 하는 상상을 부여해주는 것도 시의 매력으로 꼽히는데 바로 이 시의 경우 시인의 심사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시를 읽는 독자가 시인의 심리반영을 유추해내는 것 또한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내가 알기로 김세웅시인은 병원의 의사이니 손님이 없을 때 심심하기도 하여 새우깡을 먹다가 졸음이 와 잠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낮잠에 든 것 같다. 깨어보니 또 돈벌어 먹기살기 위한 일들이 눈앞에 현실로 선연하고 말이다. 어떤가? (한국 서지월시인/記)


봄소리   - 2008/06/18 02:01:09  
어떤것이 한국의 좋은 시인지 배우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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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밀치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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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문 호

희미한 가로등, 등불 끈 창문
고요할수록 쓸쓸함은 외로워지겠지

꿈이 없어 꿈속으로 가지 못하는
너, 행방없이 떠도는 유령같은 시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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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의 좋은 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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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세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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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와 허리를 구부린, 봉지 안의 잠이다
봉지 안의 은박에 눈이 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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