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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美玉文學評論 ■ 경계의 소멸을 꿈 꾸는 경계자들의 이야기
피안   Hit : 32 , Vote : 2        [2020/07/03]

-이미옥,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 박사


1. 바퀴 벌레로 상정된 이민자의 삶

가장 어두운데 있지만 오히려 그 어떤 생물보다 왕성한 생명력을 꿈꾸는 바퀴벌레는 그 남자가 꿈꾸는 욕망의 대상이자 그 남자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바퀴벌레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남자의 자의식을 대변한다. 첫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쓸어 버려야 할” 대상이라는 측면에서 누구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한 이민자의 쓸쓸하고도 소외된 삶과 상통한다.

둘째는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생명을 갈구하고 번식해 나가는 왕성한 생산성은 그 남자가 꿈꾸는 바이며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아무런 빽도 권력도 재산도 없는 이방인이 마스터베이션 대상으로 바퀴벌레를 생각해 낸 것은 그만큼 바퀴벌레의 “강한 생존력”과 “다산성”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남자는 무엇보다 정착하기를 원하고 성공하여 자신의 자손이 바퀴벌레처럼 미국이라는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강하게 욕망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맨하탄 부자들이 쓰다가 버린 테이블이나 의자다리를 주어다가 바퀴벌레를 조금씩 살찌우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현실화하고 구체화시킨다. 그러나 그 과정은 길고도 지루한 것이고 남자의 욕망은 사실상 끊임없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자는 “자위”를 통해 스스로를 “견디어”내고 홀로서기를 멈추지 않으며 바퀴벌레 만들기도 멈추지 않는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이민자의 삶일수록 억압되어 있는 욕망은 더욱 크며, 욕망의 대상이 부재할수록 그 대상에 대한 집착과 환상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상상할 수 없이 날로 비대해져가는 바퀴벌레는 그 남자, 즉 이민자의 욕망의 크기를 대변하는 한편 이는 곧 남자의 억압된 욕구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2. 죄와 종교, 그리고 경계에 선 신부

“당신은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무거운 죄를 지을 번했으나 카크로찌는 순수한 동물이 아닙니다. 용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는 유일하게 인간의 죄를 심판도 하고 동시에 용서도 하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경계가 허물어진 영역이다. 인간들은 처음에는 “절대적 구원”의 길로써 종교를 선택했으나 사회의 비대한 발전과 더불어 종교 또한 “경계”를 가진 하나의 집단으로 발전하여 여러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경계자”들을 포용하고 그들의 죄를 잠식시켜 사회의 불화를 최대한 축소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현대에서의 죄는 무엇보다 “능력 없고 가난함”이며 있는 자들에게 있어서 “죄”는 설마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더라도 가볍게 포장하고 묻을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순수한 동물이 아니라서 용서받을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순수한 동물, 또는 인간과 성교했다면 그 죄는 용서하기 힘든 것이라는 얘기도 된다. 그 죄가 용서하기 힘든 이유가 되는 것은 무릇 무분별한 성교를 통해 생명이 창조된다는 것, 무엇보다 그렇게 계획 없이 태어난 생명을 양육하고 교육할 만한 여건과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그건 죄가 되는 것이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순수한 동물이든 사람이든 음란한 행동자체는 죄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신부는 엉뚱하게도 “순수하지 않은 동물이라는 이유”로 그 죄는 용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여기서 “현대적”인 종교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신부 또한 경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부 또한 은밀한 성적 욕망을 갖고 있고 그건 바로 “남자를 만지기를 즐겨하는” 것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신부는 적어도 “죄”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순수함의 상징인 신부한테 이성과의 섹스는 금기이자 “파멸”과도 같은 것이고, 그런 면에서 신부의 정신적 “성기”는 거세당한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세당했다고 해서 인간의 욕망까지는 거세할 수는 없다. 왜냐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죽음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신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신부 또한 그 사이에서 처해 있는, 해결하지 못한 자신의 성적인 문제를 은밀히 감추고 엉뚱한 곳에 배출하고 전환한다. 표면적으로는 “죄”를 짓지 않은 영역에 그러나 결코 일상적이지 않은 소위 “변태”적인 모습으로 표출되는데 그것이 강제였던 선택이었던 이는 경계자들의 공통된 모습으로 표현된다.

3. 욕망의 억압 및 해소와 화합

글 속의 세 주인공들은 모두 섹스 할 상대를 가지지 못했다는 면에서 모두 “거세”당했다(혹은 그 상태를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음)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해소”와 “구원”의 길을 도모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바퀴벌레와 애완견과의 상상적 결합을 통해 그리고 그 “죄”를 “심판”해야 하는 신부는 “남자 만지기를 즐겨”하는 것으로 일차적인 해소가 된다. 그러나 이는 뭔가 미진한 감이 있다.

그들의 진정한 욕망의 해소는 죄의 “고백”과 “용서”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며 이 같은 관계는 상징적인 의미에서는 “성교”와도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신부를 은밀히 찾아가서 자신의 “죄”를 확장해서 고백을 하고 꾸며 내는데 그들의 진정한 욕망의 해소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신부한테 찾아가서 이야기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삽입하는 남자의 성기로 대변한다면, 어리고 예쁜 남자신부는 이들의 욕망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여자의 “질”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역할에 있어서는 “발산”과 “수용”이라는 면에서 조금 다르지만 사실 욕망의 근원에 있어서는 그 본질이 같은 것이고 어찌 보면 공생관계에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경계자들끼리의 화합이 이루어 진 것이고 그들의 욕망이 해소된 지점이다.

그들은 모두 금기시하는 “죄”라는 것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시인하고 피해가려고 한다. 그들은 결국 죄를 짓지 못하는 자들이고 죄를 짓지 않은 자들이요, 다만 억압되고 스스로 억압하고 있는 자들이다.

4. 현대인과 디아스포라的 삶

남자의 욕망이 “정액의 흩뿌림”에 있다면, 여자의 욕망은 “사랑 받음”에 있다. 이민자와는 달리 이미 정착하고 뿌리 내린 미국여자에게 있어서도 “외롭다.”는 욕망은 그 남자 만큼이나 강한 것이다. 마스터베이션 상대로 주인을 잘 믿고 따르는 애완견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현대문명의 상징이 된 미국사회가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에 있어서는 과연 인간을 충족시키고 있나 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인간은 그 본질이 욕망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그 욕망은 더욱 걷잡을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욕구를 부추기는 “물질적 삶”은 그만큼 인간의 정신을 왜소하게 만들고 더 큰 결핍을 불러온다. 인간의 욕구를 부추기는 대상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강도도 높아지지만 그러한 “자극”에 노출된 개인의 힘은 거대한 사회구조에 밀려 더 미약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욕구불만”의 문제는 그나마 가장 크고 해결하기 쉬운 성적문제로 귀결되므로 어둠속에서의 은밀한 “자위”나 변태적인 성행위의 충동은 결국 그 모든 것을 해소하려고 하는 “처절한 몸부림”으로도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런 남자와 이런 여자와 이런 신부는 곧 너의 모습이고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의 욕망은 수많은 제도 속에서, 사회적 틀 속에서, 타인의 시선가운데도 억압하고 억압되어 왔다. 거대한 사회구조 속에서 더 거대한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이 억압하지 않으면 사회가 존속되어 갈 수도 없고 인간도 그 사실을 잘 안다.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인 성욕은 억압되는 대신,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또한 욕구를 지연시키고 확장시킨다. 법정스님은 “비우라.”고 말했지만 그것 또한 어떤 의미에서 정신적 경지에 대한 욕심이니, 사실 욕구 자체를 없애는 건 불가능 하다. 대신 우리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들을 수도 있고 맞장구를 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남자가 꿈꾸는 바퀴벌레의 우리 안에도 한 마리씩, 아니 몇 백 마리씩 들어있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 그 바퀴벌레가 정말 성교할 수 있는 거대한 바퀴벌레가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득 아름다운 신부에게 찾아가서 “고백”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내적인 동력이 되기도 한다.

5. 나오며: 경계의 ‘소멸’을 꿈꾸는 작가의 시선

이 글의 시점은 전지적시점이다. 주네트는 초점화의 유형을 무초점화, 내적 초점화, 외적 초점화로 나누고 있는데 전지점시점은 무초점화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무릇 소설 속 주인공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야기는 진행되고 그 남자로 초점화 되기도 하고 신부로 초점화 되기도 하고 또 그들을 바라보는 어떤 시선으로 초점화 되기도 한다. 이는 “경계”를 초월하려는 작가의식이 형식에까지 면밀히 영향주고 있음이 드러난다.

동양과 서양, 추함의 상징인 바퀴 벌레와 아름다움의 상징인 튤립, 이민자와 정착자, 죄와 무죄, 여성과 남성 그리고 동성애와 이성애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은 존재와 함께 경계를 가진다. 경계 안에서 주류적인 힘들에 의해 보호받는 자들이 있는 반면에, 경계 밖에서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맨 몸에 “욕망” 하나로 살아내야 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의 생존권은 가장 바닥에 있으며 그들의 삶은 종종 소외되고 가치 없는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그러나 경계 밖에서도, 안에서도 역사는 만들어진다.

경계 안에 있는 자들은 더 이상 경계밖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되나 경계 밖의 자들은 끊임없이 내부를 지향하고 욕망하므로 그들의 시선은 늘 방향성을 갖고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그들은 더욱 유연하고 변화 가능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들이야 말로 경계를 뛰어넘을 준비가 된 자이고 뛰어넘을 수 있는 자들이다.

우리의 삶 또한 국경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화의 흐름으로 인해 오늘은 누구나 디아스포라적인 정체성과 소수자로서의 지위를 경험하게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대에는 침략이나 강제로 인해 공동체 집단에로부터의 이탈이 이루어졌다면 탈근대에는 국가 경계간의 끊임없는 “허물어짐”과 경제적 물결로 인해 자발적 의지나 사회적 상황에 의해 스스로 이탈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 잠정적 소수자이자 이방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작가가 제시한 “자유로운 시선”이야 말로 진정한 경계의 허물어짐이 아닐까 싶다. 내가 너일 수 있고, 네가 나 일 수 있는 발상은 내적인 경계를 초월하여, 외적인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을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출처:www..nykca.com 뉴욕조선족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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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channel/UC70K7_4lbxDRxTsMbUFScog?view_as=subscr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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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밀치려해도
떠나지 않는 나의 소녀시절의 꿈은
바로 작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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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문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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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쓸쓸함은 외로워지겠지

꿈이 없어 꿈속으로 가지 못하는
너, 행방없이 떠도는 유령같은 시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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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와 허리를 구부린, 봉지 안의 잠이다
봉지 안의 은박에 눈이 부신
잠 속에선
옆의 새우깡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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