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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이: 한해월, 중국 연변]
한예진   Hit : 5959 , Vote : 461        [2006/11/11]


[다시 태여나도 아나운서가 되고싶다]
[한해월, 연변텔레비방송국 편집, 기자, 프로듀서]




   한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누군가가 이제 다시 태여나면 뭐가 되고 싶냐구 물었다. 다들 뭐 남자가 되고싶다는지 ,외국인으로 태여나고 싶다는지 했지만 유독 내 대답만은 달랐다. 다시 태여나도 우리 민족의 혈맥을 이어가는 아나운서 ?나 예진이고 싶다고 …

   솔직히 한족이 집결된 돈화시에서 우리 말 우리 글을 이어간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한족말이란 전혀 할려고도 하지 않았던 나였기 때문에 처음 돈화에 와서 애를 먹었다. 점차 습관이 되면서 한족들과도 쉽게 어울릴수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 민족 문화전통을 많이 선전하는 고집스런 나 때문에 가끔 에프소드도 많다. 아직도 제일 처음 스튜디오에 들어갈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연길시라지오방송국에서 마이크앞에 앉아 방송하던 때와는 전혀 딴판이였으니 말이다. 처음 TV를 마주하고 앉았지만 땀만 날뿐 얼굴이 굳어지면서 말이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웬지 혀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눌물이 핑 돌았고 스튜디오 밖에서는 긴장해하는 날 위안해주느라고 모두들 야단법석이였다.

   너무 긴장해서 앞의 제시기(提示器)의 글이 보이질 않아 멍해 앉아 진행을 못하였고 결국에는 자신이 아나운서라는것마저 잊고 와 …하고 울음보를 터뜨렸다. 영문도 모르는 한족동료들이 야단법석을 떨더니 결국은 내 어깨를 다독여주며 웃어버렸다. 화장한 얼굴은 울어서 알락천장이 돼버렸고 온 오전 아무일도 못하고 오후에 다시 록화에 들어가기로 했다.

   저녁에 뉴스가 나가야 했기에 하는수없이 주린 배를 달래며 미용원에 가서 다시 화장을 해야만 했다. 화장을 하는 그 시간에도 편집선생님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하고 발음은 어느 면에 주의를 돌려야 하며 자세는 또 어떻게 하면 좋다고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긴장한 마당에 여태껏 나를 쭉-지켜보던 한 선배 아나운서가 이런 말을 했다 .

   <<아나운서가 그렇게 굅?나오는줄 알았냐 ?!>>

   확실히 그랬다.

   10분간의 뉴스가 이렇게 힘들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더욱이 나 같은 햇내기 아나운서에게 있어서는 정말 10분간의 뉴스가 10시간 맞잡이로 돼 보였다.

   결국은 방송시간10분을 앞두고 나의 첫 프로가 완성이 돼갔다.
   저녁에 처음 방송되는 조선어주간뉴스를 보면서 꿈에도 바라마지 않던 아나운서가 되였다는 기쁨에 또 한번 울고 너무 긴장했던 탓으로 배고픈것도 잊고 화장도 지우지 못한채 잠에 골아 떨어졌던 나다 .

   방송국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나는 동료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는다.
   동료라고 말하지만 나이차가 엄청났고 나에게는 모두가 선배이고 상급이였기 때문에 만날때마가 경례를 했는데 처음에 습관이 안된 동료들이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집을 부려온 나였으며 이런 습관이 국장의 마음에 들어서 이젠 단위에서 상급을 보면 깍듯이 인사를 주고 받는 것이 우리 방송국의 례의로 되였다.

   개혁개방의 충동으로 외국에 돈벌이 나간 우리 또래 친구들을 보면 여간 가슴이 아프지 않다.
   또 자기 민족 언어를 거의 상실해 가는 돈화시 조선족들이 참 불쌍해 보인다.  그와 반대로 우리 조선족 언어를 배우겠다고 무등 애를 쓰는 한족 동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래서 내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우리 말과 우리 글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는 돈화시 조선족들에게 우리 말과 우리 글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례의범절,전통문화에도 때가 묻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보련다.

   햇내기 아나운서라고 이러쿵저러쿵 의견도 적지 않다.배후에서 키가 작다는 말들도 듣는가. 하지만 나는 이제 다시 태여나도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사랑하는 아나운서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예진이는 오늘도 옷매무시만 바로 잡는게 아니라 마음 가짐부터 바로잡으며 스튜디오에 들어선다 .


삶의 향기   - 2006/11/11 15:59:39  
한예진님이 아나운서셨군요....... 저의 꿈의 꿈이 아나운서가 되는거였는데... ㅠㅠ 순발력과 목청과 인물이 받쳐못줘서 접었지만.... 부럽습니다. 넘 이쁘시고 당당하신것 같습니다.
제가 댓글 생각하는 사이에 사진이 세번 바뀌였네요...ㅎㅎ 다 이뻤습니다.
돈화시의 친구 몇이 있는데 다 우리말 잘 못하던데.. 대단하십니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말과 우리 글을 사랑하는 아나운서인 한예진님을 지켜보고싶습니다.
일본에서 인사올렸습니다.
홍군식   - 2006/11/11 16:46:36  
송화강잡지사의 편집국장 홍군식입니다. 12기 잡지에 한예진님의 이 수기를 송화강수필응모작으로 발표하오기 피안님께서 이 작품을 퍼가게 해주시면 대단히 고맙고 작가본인에게도 심심한 사의를 드립니다.
홍군식   - 2006/11/11 16:48:50  
저의 메신저 coolhks88@hotmail.com를 추가하세요. 다음기 잡지를 보내드리려고 하오니 주소를 알려주시기 바람니다. 공개하기 어려우면 저한테 메신저로 알려주어도 됩니다.
한예진   - 2006/11/11 16:54:39  
4년전에 써봤던 글이라 제가 꼭 20살때 쓴 글이네요...
어설프기 그지 없는 글, 하지만 입사 5년된 오늘도
금방 입사했을때 이 마음가짐으로 사무실에 들어섭니다.
삶의 향기님, 저는 고향이 화룡이고 돈화티비에 잠시 있었던것뿐입니다.
현재는 연변텔레비죤에 있구요...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요즘 아나운서는 목청과 인물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제라도 도전해보시죠.
도울수 있는만큼 도울게요.


청설   - 2006/11/11 17:05:07  
홍형, 한예진(본명 한해월)씨 글은 이미 "뉴욕조선족통신 회원열람실"로 옮겨놓았어요. 그 안에서는 카피가 가능합니다. 사진도 원본파일 옮겨놓을께요. 청설 총총.
백웅걸   - 2006/11/11 21:38:30  
아나운서....심령의 전도사라고들 하죠..
그러한 직업에 충실하고있는 님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싶군요..
같은 동년배로서 제가 많은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무엇보다도 우리말의 아나운서로 오늘도 열심히 뛰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우리 말하면...웬지 깊은 한숨이 나오게 되는군요...
이제는 본마저 잊어가는 우리말..디지털시대의 주목받는 강유력한 언어라 하지만.지금의 우리말 우리말 같지 않네요...한국어에서는 외래어(주로 영어)가 란발하고 국어기본법이 찬밥신세에...연변의 조선말은 예전부터 사투리언어로만 취급받았으니.참으로 이 현실이 안타까울수가 없네요.
홈페이지도 가보았어요...참...아나운서와 극히 보통인 한 여자....두가지 얼굴을 가지셨더군요..^^
재밌게 보았습니다...프로필이 특히 인상적이시더군요..
그럼..앞으로 사업과 생활에서 많은 성취가 있으시길...
성란   - 2006/11/12 00:59:27  
언니 화이팅~
넘 멋져^*
삶의 향기   - 2006/11/12 03:14:13  
한예진님의 기사 읽고 알았습니다. 돈화출신인줄 알았었는데. ㅎㅎ
저의 아나운서 꿈은 포기하죠... 이 나이에... ㅠㅠ
대신 한예진님을 끝까지 지켜봐드리겠습니다.
진달래   - 2006/11/12 03:28:27  
삶의 향기 언니, 기사 잘못 읽었네,, 돈화 아닌데~~~
나와 한고향인 화룡이라고 한거 같은데유 ㅠㅠㅠ
삶의 향기   - 2006/11/12 03:35:41  
진달래님...죄송죄송...제가 표현을 제대로못해서...
원래 돈화인줄 알다가 기사 읽고 진달래님과 한고향인거 알았어요...
정정했습니다. 지적 고마워요!!
신지   - 2011/08/23 23:40:01  
지금도 한해월님은 아나운서하시구 계시나요?
이쁜 한해월님 저도 아나운서하는것이 꿈이였는데,
말을 너무 잘 못해서 ㅋ 기권했어요 ㅎㅎㅎ
한정남   - 2011/08/31 12:27:20  
한해월님이 니카 밑에 사진에 심심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최미지   - 2011/09/15 14:37:00  
한해월님 너무 멋져요^^
남 설화   - 2011/10/24 13:27:58  
한아나운서님: 지금도 본인선택에 충실할거라고 믿고 있어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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