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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
피안   Hit : 9694 , Vote : 261        [2008/09/09]




   채초(採草)지에 온 이튿날 밤에 건초우에서 누워자던 S는 새벽녘에 갑자기 깨여일어났다. 곁을 돌아다보니 같이 누웠던, 온 얼굴에 생채기투성인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S는 건초냄새 풍기는 가운데서 엽초를 말아물고 물끄럼히 밤하늘을 쳐다봤다. 바로 이때 난데없이 초막앞에서 타박타박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문발을 제끼고 들어서는것을 보니 바로 그녀였다.

   "어데래 갔다 오시우?"
   S가 묻자 그녀는 한참 우물쭈물하더니 머리를 푹 떨구고 죽어드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 가서 오줌이래 누었구마니라우…"

   그녀는 바지 허리춤을 추슬으며 S의 썩은 발 고린내가 꽉 배인 때낀 모포속으로 말없이 기여들었다. 이어서 사위에는 또 조용한 적막이 흐른다. 귀전으로는 고원의 밤하늘을 스쳐가는 바람소리만 쌀랑쌀랑 울려올뿐이였다. 머리에까지 모포를 덮어쓴 그녀는 두눈을 커다랗게 뜨고서 S의 한숨소리를 듣고있었다. 당장 땅이라도 꺼져내려버릴것만 같은, 그 기다란 한숨 뒤끝에 S가 혼자 앉아서 무엇이라고 씨부렁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내 나이래 지금 얼만겨?"

  S는 약간 몸을 들썽거리더니 일어나앉아 두눈을 잔뜩 쪼프린채로 그 북두갈구리같은 손가락을 하나 둘 굽혀가며 제 나이를 헤여보고있었다.

   "거, 참 망태기가 다 되어버렸구마니라! 내 나이도 모르갔으니 니거 큰 일이래 아니구 무스기겠소."

  S는 한탄한다.

   실은 자기가 태여난 해를 모르겠는것이 아니고 지금이 어느해 어느 때인지를 잘 알수 없어서 애가 타는 모양같기도 하였다. S는 일본이 망하던 해에 의용군을 따라 압록강을 건너왔던 시간만 머리속에 환하게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신의주에서 렬차로 평양에 도착하기 바쁘게 선참으로 풀래트홈을 뛰여나와서 출출거리고 물총을 내쏘는 뒤에서 쏘련군복으로 차린 키큰 멋진 사나이가 다가오더니 빙그레 웃으며 물어왔다.

   "아하, 요 꼬마동무래 나이 얼만겨?"
   "열다섯살이꼬마."

   하니 그 사나이는 빙그레 웃었다.

   "꼬마동무래 만주서 살었나?"
   "네…"

   손에 물총을 잡은채로 S는 갓 해방된 자기 조국의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티없이 웃고있었다.

   조국을 잿더미로 만들어놓은 이 전쟁이 일어나기전까지도 S는 스스로 사춘기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사이도 없이, 그리고 까닭모를 슬픔과 무기력, 갈증과 설렘도 전혀 모른채로 소년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그때는 방금 반토굴집을 벗어나기 시작한 보통강기슭의 올망졸망한 단층집들을 건설하느라 짜장 시간 가는줄을 모르고 일했던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간은 뒤죽박죽이 되여서 제 나이까지도 알수 없게 된것이였다.

   전쟁을 마치고 이북으로 송환되면서 S는 그 자신이 태여나서 여덟살까지 보냈던 보통강기슭으로 돌아왔다. 강물은 언제 보나 좁고 꺼먼 띠를 이루듯이 구불구불 흐르고있었고 그 컴컴한 수면위에는"보통송객"의 빈약(貧弱)한 그림자가 비끼고, 그러나 그 그림자는 자꾸만 깊어져가는 어둠속에서 마침내는 사라져가는수밖에 없는것이다.

   "기래, 맞았어. 내래 자기 분수를 모르는기야."
   S는 중얼거렸다.
   "내래 이제 새삼스레 나이까타네 알아서는 뭘 허나? 나라와 인민, 사랑과 리상, 그리구 현재와 미래 모두가 산산쪼각이 나버린것이 아니갔는가…"

   그러는 사이에 S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긴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이때쯤되면 벌써 S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전쟁에서 투항자가 되어온 자신의 모습과 무시무시 인성도륙과 파괴로 뒤덮인 험악한 풍파속을 헤여가고 있는 한척의 낡고 헐망한 매생이와도 같은 그녀의 모습이였다.

   가을철의 채초지에서 소와 개, 돼지들을 모조리 풀어놓고 그 자신은 땅에다 나무기둥 네개를 깊숙하게 박아놓고 긴 나무가지로 지붕틀을 만든 다음 그 위에다는 부들이영을 씌워놓고 그 밑에서 낮잠을 자며 가둑나무껍질 모양이 된 우둘투둘한 손으로 사타구니속을 슬슬 긁으며 세월을 보낸다.

   밤에도 벼짚위에서 그렇게 뒹굴며 자군하는것이다. 잠을 깨고난 뒤의 S는 축축히 젖어버린 끈적끈적한 사타구니속을 어찌 정리했으면 좋을지를 몰라 여지없이 부산스러웠다. 부지중 지난 7, 8년동안 줄곧 한채초지에서 같이 지내며 눈에 싫도록 보아왔던 그녀의 얼굴을 재삼 다시 그려보게 되었다.

   생채기투성인 그녀의 얼굴에는 언제나 멍청한 표정이 어리여있었다.

   눈과 입술만 제하면 깊이 패인 생채기들은 그대로 뼈속 깊이에까지 닿아갔을 아픔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생채기는 막 사춘기에 접어든 젖살 풋풋한 녀자의 가슴에다가 끝머리가 뾰죽한 비수를 콱 처박았을 때 보게 되는 고통의 모습인듯했으며 바로 그것이 그녀의 얼굴에서 조선녀성의 비범도 앗아가고 그 정력도 앗아가고 그 나머지 시든 늙음만 부여하고있는것이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풀단을 메고 휘청거리며 가거나 또는 비칠거리며 다가오는 그녀의 가녀린 모습과 자주 맞부딪치는 회수가 많아짐에 따라서 S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스라치도록 놀라군 할 때가 많았다. 그것은 바로 그 생채기에서 받았을 아픔들이 그대로 제 마음속 깊이에 파고들어오고있다는것을 차츰씩 깨닫기시작했기때문이였다.

   S는 정전이 되고 고향으로 송환되여오자 처음에는 교통성교량건설에 배치장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다른 제대병들은 모두 떠나가지만 S만은 보습으로 한벌 갈아번진 같은 고향에서 몇달동안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집은 없었고 반겨줄 식구도 없었다. 며칠후에는 포로였다는 신분 때문에 로동자초대소에서도 쫓겨나고 이제는 다 비여버린 군인숙박소로 옮겨왔다. 모두 보통강개수공사장으로 달려가고 혼자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도중에 최후의 배치가 내려졌다.

   "동무, 원래 배치장이래 되바쳐야갔소."
   "왜섭니까?"
   "당에서는 동무가 잠시동안 자신의 과거에 대하여 반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게요."

   그리고 보내진 곳이 바로 여기 농목장이였다.

   도착하기 바쁘게 반장의 이름으로 명명된 종합작업반에 배치되고, 최선에서 락동강까지 달려갔다 돌아온바 있는 반장이"어트런데서 온 손님이요?"하고 묻는다.

   "손님이 아니라 배치받아 왔습니다."

   그러니 반장은 큰 입을 열어놓고, 분명 어느 육박전투에서 부러졌음직한 두대의 앞이발까지 환히 들어내보이며 푸접좋게 반긴다.

   "하, 내가 동무래 누긴지 알겠구마니라우. 월미도에서 싸우구 후에 포로되였재이오? 부산허구 제주도에 끌려다니면서 갖은 고생을 치렀든 동무래 아니요? 하여간 반갑소. 반갑다니깐…"

   그리고는 다가와서 S의 어깨까지 철썩철썩하고 때린다.

   이불짐을 메고 20여리 산길을 걸어온 S는 더위때문에 온 얼굴이 불덩이가 되었고 견장없는 병사복은 땀에 젖어 살에 찰싹 들어붙었다. 반장은 S에게서 배낭을 받으며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꺼려할것까타네 하나두 없수다. 옷이래 벗구 바람을 쐬이시오. 여게는 그것 까타네 타발할만 사람보다는 타발받을 사람래 오히려 많은 상황이 아니갔소. 그러나 부끄럽게 여기지 마시구 잘만 개조하시면 우리 당과 인민은 아무때고 동무를 믿어줄거란말이오다. 내 말을 알아듣갔소. 동무?"

   작업반장은 S의 대답을 기다려주지 않고 저쪽에 대고 소리쳤다.

   "필순동무! 필순동무!"
   "네…"

   S의 앞에는 생채기투성인 그녀가 나타난것이였다.

   "안녕하십네까? 김필순입네다."
   "네."
   "올 가을은 저희들이래 같이 풀을 베랬에요. 여기 이름을 적어주세요. 전 작업반통계원이라요."

   S는 밥짓는 푸른 연기가 모락모락 피여오르는 고원의 희박한 대기속에 빈대딱지처럼 총총한 농목장의 살림집들을 여겨보며 그녀를 따라 풀밭으로 걸어갔다. 광활한 부전강(赴戰江)기슭에 펼쳐진 농목장생활은 뉘게라없이 방랑생활을 연상케하는 것이였다.

   전설중에서나 보게 되는 집시들의 장막부락들이 재현된듯도 했고, 손에 든 회초리로 발에 심하게 걸채이는 풀들을 후려갈기며 앞서서 자박자박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발목에 수상한 방울들을 처달고 맨발바람으로 장막앞을 달려나와서 기다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열심히 뛰노는 집시녀자들이나 별로 다를것은 없었다. 혹심한 더위때문에 얼굴뿐이 아니라 목덜미와 귀뿌리 밑에서까지도 한두줄금 보이는 생채기는 시뻘겋게 익다못해 이름에 없는 수상한 색조로까지 비껴지는것이였고, 거게서 S는 그녀의 종잡을수 없는 괴로운 마음을 읽게 되는것이였다.

   실은 그녀의 생채기나, 그리고 S의 마음속에 맺혀져있은 고통은 벌써 이때로부터 서로 동반되고있은것이였다.

   S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갑자기 눈에 꽉 넘쳐나도록 안겨드는, 여자인 그녀의 엉덩이는 과연 어떤 모양일가고 상상해보았지만 일시 짚이는 대상물이 없어서 당황했다. 몰론 그것은 S가 너무나도 오랜 기간을 금방이라도 터져버릴것만 같이 간단없이 불끈거리고 일어나군 했던 거기에 갖은 안깐힘을 다 써가면서라도 억제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탓도 있겠지만 실은 그로해서 너무나도 주려왔던 본능 때문에서였을것이였다.

   하여 그는 그녀와 자기는 방금 만난 농목장의 같은 추방자라는 신분은 감감 잊어버리고, 그리고 그녀도 실은 자기와 같은 전쟁의 참가자였으며, 제대병이며, 이 채초지의  선각자라는것을 조금치도 자각하지 못한채로 그녀의 뒤에서 음욕에 비껴 달려들었다. 그러므로 얼굴에건 아니면 자궁 깊은 곳에서건 그대가 만약 조선녀성이라면 모두가 갖고있을, 그러나 역시 보기 드문 생채기가, 다시말하자면 이제는 실상 보여줄만한 아무 뚜렷한 내심도 없는 그녀의 마른 엉덩이속에로 어떻게 자기의 눈길이 꽂혀들어가는것인지가 이상하게 여겨질 지경이였다.

   도중에 S의 오른손이 그녀의 가슴위로 더듬어갔다.

   역시 S못지 않게 오랜만에 단비를 만난 그녀의 유두는 두개의 주홍빛 단추가 되어서 단단하고 팽팽하게, 그리고 아름다웁게 긴장되여 있었을것이고,"아! 아…"하는 단음절(單音節)이 그녀의 마른 입술 사이에서 열뜨게 터져나오고있었다. S는 그 외침을 기분좋게 들으며, 떨며, 미친듯이 화염을 뿜어댔다.

   "아이, 벌써 다 됐어요?"

   땀으로 범범이 되어 번들거리는 눈꺼풀을 열며 그녀가 물어왔다.

   S는"네…"하고 대꾸하면서도 마지막 모지름을 써보려고 사타구니를 긴축시킬때 어느 사이 그녀는 전기에라도 닿은 놀란 사람처럼 후닥닥 뛰여일어나서 바지를 추어입고, 다시 회초리를 찾아들고 아까와 꼭 같이 앞에 서서 계속 걸어갔다. 그 순간이야말로 빛나고도 황홀한 아름다움이였다.

   그 일이 있은 뒤로 S는 다시 만나게 될 때마다 애당초 그녀의 엉덩에다가만 정신을 팔았으나 그 생채기에 어려있는 고통과 괴로움들이 실은 엉덩이를 포함한 전신 어데서나 배여나고있다는것을 차츰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뿐이 아니였다. 고통에 흠뻑 젖은것 같은 그녀의 담담하게 갈앉은 목소리마저도 S는 그것이 자기의 쓰라린 추억을 되살려서 사정없이 끄집어내는, 시뻘겋게 달아버린 불갈구리라는것을 똑똑하게 느끼게 되는것이였다. 그녀와 처음 만날 때부터, 그리고 풀밭에서 서로에 주린 두마리의 그것이 되었을 때부터, 이미 S의 고름투성이 상처를 그녀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아주 잔혹하게 휘적거려놓은것이였다. 이듬해 가을이 오자 농장원들은 초막을 칠 재료, 식량, 취사도구들을 등에 지고 메고 산기슭의 고원을 향해 진출했다.

   몇해째 부전강기슭의 채초지들은 결단이 나고 다음은 장진강(長津江)쪽을 바라고 나간다. 함남 갑산으로부터 서북 강계를 이르는 신작로부근과 음료수와 가까운 소택초지부근을 선택해서 제각기 초막을 치군 하였다. 바닥에 아무리 마른 짚을 많이 쌓아놓고 그 위에서 누워자는것이지만 야밤의 랭습을 어찌할길이 없다.

   털가죽과 핫옷마저 없는 S는 잠들수 없는 밤을 일어나 앉아 엽초를 태우면서도 가시같은것이 낮도 밤도 없이, 그리고 때도 시도 없이 언제 어데서나 자기를 찌르며 다가오고있다는것을 느끼군 하였다. 시초에는 무엇때문에 이런것일가고 당혹했지만도, S는 이 몇해동안 심장을 냅다 조겨오는 그 원인속에는 그녀가 퍼그나 오래전부터, 적어도 S가 아직 농목장에로 배치받아 내려오기전부터, 아니면 정전이 되기 일년전부터, 또 그것도 아니면 전쟁중의 인천과 서울에서, 그리고 부산에서, 다음은 제주도에서, 포로수용소에서와 제 64집중영에서 이미 존재하고있었다는것을 느끼게 되는것이였다.

   하여 가끔 풀단을 메고 그녀의 뒤를 따라가다는 자기도 모르게 그 엉덩이를 응시하군 하였다. 그러자 그는 가슴이 쓰리고 정신이 얼뜨고 초조와 불안에 모대기며 귓속이 웅웅거렸고 습자지를 댄것처럼 눈앞이 부옇게 흐려왔다.

   "아, 아니야! 그것은 절대로 내 본심이 아니였어!"

  S는 풀단을 진채로 땅에 주저앉아 버린다.

   왼손으로 얼굴을 싸쥐고, 그러나 벌써 그의 오른손은 사타구니속으로 돌격해들어가며 일어나는것을 억세게 눌러버린다.

   "절대로 내 본심이 아니였어. 아니였어."
  S는 마음속에 피나도록 부르짖는다.

   그리고는 땅에다가 이마와 얼굴을 박고 아프도록 피가 터질 때까지 자꾸만 부딪치며 이 모든 생각들이 흐리멍텅해질 때까지 자기를 저주하는것이였고, 학대하는것이였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에 이르도록 유유정정하게 사품치는 핏줄기속에서 자꾸만 잊혀지지 않고 외쳐져오는 생각들때문에 실로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였다.  

   "내 본심은 내가 인민군전사라는것외에 또 내가 노동당원이였다는것, 그것말고는 모두가 미제야수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이였다. 나는 나를 가장 믿는다. 나 자신을 부정하는 행동을 한 일은 어느 때고 없었다!"

  S는 언제나 이렇게 자신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맹렬하게 작렬하던 5피트의 도탄연기속에서 월미도에 접근해오던"맥킨레이산호"와 기타의 순양함, 구축함들을 노려보며 시작되였던 전쟁의 불행은 그의 기억속에서 순결했던 그의 본심에 대고 란도질하며 되살아나고있었다.

   선지피를 문 흉악한 이발들이 다시금 자기의 몸에서 살을 물어 뜯어내고있는것이라고 느끼게되면서 또 재삼재삼 몸서리까지 치게 되었다. 비로소 S는 전쟁에서 실상 협조자와 동조자란 절대로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같은 선지피에 비낀 모습들은 실상 적아 어데도 다같이 있는것을 인정하기에 이르고말았다. 따라서 그것을 생각하자 자신도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여난 형제의 몸에 달려들어 얼마 없는 살점들을 똑같이 물어뜯었으리라는것을 리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포로되는 날부터 S는 독재자로써 남의 집에 뛰여들었던 다른 인간들이 보여준 잔혹상을 생각하고는 기가 막혀서 자주 멍청해지기까지 하는것이였다.

  S가 농목장에서 만난 그녀의 생채기들이 S로 하여금 전쟁의 비애를 느끼게 만들고 포로된 뒤에 가지가지의 불행들을 되살리는것은 그 불행을 겪던 나날에 그녀와 비슷한 생채기를 들어낸 여자들이 많았고, 그 가운데서도 어떤 여자의 엉덩이는 그의 사타구니 가까운 곳에서 한기에 얼어 닭의 살껍질처럼 토스라져있었기때문이였다.

   그때 그들을 실은 트럭이 서울 남대문밖과 십여리 떨어진 거리에까지 왔었다.
   거기서 잠간 멈춰서서 다른 한패의 트럭을 기다렸다. 길에는 벌써 구경군들이 나와있었다.

   "아아, 저 공산군…"

    하고 손가락질하는 로인도 있고, 어떤 미쳐버린 녀인은 봉두란발을 하고 트럭에로 달려들다가 주위를 지키고선 개보초(미군을 따라 다니는 국군경비원 별명:군견을 거느리고 경비를 서서 붙은 별명)에게 앞을 막혀 거게서 저고리 가슴팍을 뜯으며 울부짖고있다.

   "엉엉, 이 공산군놈들아, 내 남편을 돌려다구!"
   그리고 그 녀인의 곁에서는 딸애인듯한 소녀가 눈을 가리고 역시 엉엉 울고있는것이였다.
   "저 애두 아마 열서너살은 됐을게야…"

   S는 문득 허리를 쭉 펴며 트럭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울부짖던 녀인이 갑자기 얼떨떨해지고 부지중간에 머리를 쳐들었던 어린 딸도"엄마야!"하고 놀라 지르며 다시금 얼굴을 싸쥐였다. 웃동만 벗기우고 앉았는 포로들인줄 알았는데 제정신 없이 일어서는 S의 아래도리를 구경하게 되었다.

   "야, 너들두 다 일어낫!"

    미한군의 채찍질이 날아들었다.

    나체를 하고 실려오던 포로들이 하나 둘 일어서기 시작했다. 트럭은 다시 서울을 바라고 들어갔고, 남대문밖에 이르자 트럭주변은 구경군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뒤따라 인파를 가르고 들어서는 또 한대, 두대의 트럭에서 이번에는 여자포로들이 내리였다. S와 왼손을 같이 묶인 녀자는 머리를 푹 떨구었고, 얼어서 새파랗게 된 그녀의 두볼은 이미 눈물에 흠뻑 젖어있었다. 이어서 가래와 침이 날아들었고, 돌맹이가 날아들었다. 앞에 길이 막혀서 더는 갈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남녀포로들을 둘씩 마주 세워서 배와 배, 그리고 얼굴과 얼굴을 맞대이게 꽁꽁 묶어놓았다.

  사춘기를 몰랐던 S의 조그만 부분은 어김없이 맹렬한 반응을 일으켜 와있었다.

   S와 함께 묶였던 녀자포로는 놀라선지 엉덩이를 뒤로 내밀었다. 그러나 새파랗던 그녀의 얼굴은 차츰 붉어졌다. 어데서 돌이 날아들때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서 자기의 잔등으로 그 돌을 막아주었다. 때로는 돌이 뒤통수에도 날아들때 가있었고 S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되여있었다.

   "오라버니, 고맙구마니라."

   함께 묶였던 그녀는 S의 가슴에다가 얼굴을 묻으며 흐느껴울었다.

   "동무, 울지 마시오. 우리래 울문 양키눔들이 좋아할거 아니갔소."

   첫날 라체시위때 함께 묶였던 그녀와는 다시 만나지 못하고 그 다음날에는 류달리 엉덩이가 큰 녀자포로가 S의 앞에서 떳떳이 머리를 쳐들고,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 뒤에 거의 붙다싶이 서서 옹송그린채로 따라가며 S는 부지중간에 자신의 사타구니를 내려다보다가 어리벙벙해지고말았다. 얼어서 새파랗다못해 새까맣게 죽어든 그것이 자기의 두 다리사이에 달려있는것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것이였다. 하는수없이 왼손으로 꼭 쥐여주었다. 그것을 본 구경군들이 웃어댔다.

   "으하하, 저 빨갱이 보지. 그걸 쥐구 걷는걸…"

   하지만 S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머리가 어질거려 가까스로 걷고있었다. 땀에 젖었던 손바닥으로 꼭 싸주자 따뜻한 열기가 스며들어오면서 차갑고 구슬프게 작아졌던 그것이 차츰 나른해지고, 또 얼마쯤 지나니 S의 귀에도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차츰씩 다시 들려오는것이다.

   "빨갱이새끼, 그 하나 귀중한것만은 아네. 저걸 보라우. 꼭 싸쥔거, 저게다가 한바탕 뿌려주자구."

   이런 욕설과 구타들이 며칠동안 계속되였다. 제 형제이자 원쑤인 서울사람들로부터 겪는 모욕을 참아가며 S는 공포에 질린 그것을 두손으로 꼭 싸쥐여주고 날아드는 돌맹이들에 잔등을 들이댄채로 맵고 찬 소소리 가을바람속을 걸어갔다.

   "동무, 머리를 쳐들라요! 무슨 꼴이예요!"

   앞에서 걸어가던 녀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S에게 대고 소리쳤다. 한포승줄에 묶였기때문에 S의 걸음걸이가 늦어지자 중간에 선 그녀의 몸은 자꾸만 앞뒤로 드탈렸다.

   "우리는 영광스러운 조국해방전쟁에서 포로된 당과 수령의 전사란말이예요! 떳떳하세요!"

  S는 첫날 자기와 함께 묶였던 여자를 몰래 찾기도 했다. 그는 그 여자와 갈라지고 자기의 앞에서 머리를 높이 쳐들고 떳떳하게 걸어가는 다른 한 녀자의 큰 엉덩이를 새삼스럽게 다시 대하게 된 그제야 비로소 어제께 자기의 가슴에 얼굴을 박으며 울었던 그녀에게 자기의 마음이 얼마나 설렜던가를 승인하게 되였다. 그것은 아직 녀자의 몸을 경험해본적이 없었던 그가 자의 아닌 타인에 의해서 강제로 옷을 몽땅 벗기우고, 그것도 서울거리에서 역시 같은 처지의 라체여자들과 함께 묶여갈 때도, 그리고 가을 삭풍에 온 몸의 살갗들이 닭의 껍질로 되어버린 상황에서도 녀자란 얼마나 아름다웁고 미묘한것인가를 차츰 깨닫게 되였기때문이였다.

   S는 그 후 담배불에 잔등이나 어깨 같은데를 지지우고 엄청나게 큰 미군의 구두발에 얻어맞아서 시퍼렇게 멍들고 부석부석해진 빰을 싸늘한 제 손으로 어루만져가면서도"오빠, 고마워요…"하고 느껴울던 어린 여전사의 눈물어린, 그러나 따뜻한 열기를 주던 얼굴만 그려보게 되는것이였다.

   그의 이런 그리움은 제주도 제 64집중영에 갇혔을 때 더더욱 심해졌다.

   전쟁 첫해에 잡힌 S의 포로생활은 옹근 3년동안 계속되였다. 중공군이 참전하게 되면서 UN군은 다시 철수하기 시작하였고 서울과 인천지방의 집중영에 갇혔던 포로들도 같이 부산으로, 제주도로 압송되기 시작했다. 인민군분대장이였고 로동당원인 S에게 있어서는 이 기회야말로 놓칠수 없는것이였다. 도망치려고 작심했다. 때마침 첫눈이 내렸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포성으로 포로들의 마음은 희망으로 끓고있었다.

   "1950년 12월 6일, 중공군, 인민군 이미 평양수복…"

   이렇게 갈겨쓴 쪽지들이 나돌았고 이어서 서울시민들에게 내린 이승만(李承晩)의 피난명령도 전달되였다. 그해 11월이 막 가는 때에 중공군이 미영연합군의 크리스마스총공세에 대한 반격을 개시한것이였다. 그리고 20만 이상의 중공군이 북한지역에서 UN군과 대치하고있다는 맥아더의 발표가 또 포로들의 귀에까지 전해들어왔다. 어느 산골짜기에서 포로들은 집결되여 앉아있었다. 미군의 취사차가 그 사이를 달리면서 포로들에게 줴기밥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림시로 만들어진 철조망안에서는 미군이 포로들을 하나씩 불러내다가 까끈하게 심문하기 시작했다.

   S에게 이르러서 그가 의용군출신의 로동당원이라는것을 알게 되였을 때 미군 소좌는 국군 둘을 대동하고 달려들어 그의 옷동을 벗겨냈다.

   "이 공산군놈아, 네 잔등에는 어찌하여 아무 글두 없느냐? 네가 고의루 지운거지? 다시 써야겠다!"

   그를 땅에 깔고 앉은 국군병사 둘이 이와 같이 호령하며 바줄로 그의 두팔을 꽁꽁 묶었다. 그러고나서 훌쩍 들어다가 야전침대우에 엎드려놓았다. 미군소좌가 두 국군병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그의 잔등에다가 문신(文身)을 만들어넣고있었다. 몇글자를 새기고나서 바늘로 찌르기가 불편하자 차라리 날이 잘 선 칼끝으로 S의 잔등 살갗을 쭉쭉 가르고 내려갔다. 거기에다가 잉크를 처바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숱한 글을 새겨넣고나서 만족한듯 미군소좌는 코를 높이 들며 웃었다. 국군병사 둘이 손에 묻은 잉크를 닦으며 S의 잔등에 새겨넣은 글을 읽었다.

   "하하, 멋진데! 이 빨갱이새끼 정신차리구나서 휘딱 눈깔이 뒤번져질거야. 반공항아(反共抗俄)라, 핍박에 못이겨 로동당에 들었구, 조선인민군에두 편입되구, …"

   "미군량반 자문솜씨가 기막히구먼, 이봐, 우리두 한번 칼질해보세그려."
   국군병사 둘이서 주고받았다.
   "이박사 계시잖우? 그분 만세를 더 새겨주시우. 공산군 정신 차리구나서 알게 되면 좋아 울겝니다."

   미군소좌가 국군병사들에게 일러주었다.

   몸에 자(刺)문을 당한 이후부터 S는 제 정신으로 제 아픔을 가시고 제 두손으로 제 몸을 위해 사신을 쫓아야 한다는 도리를 깨닫게 되는것이였다. 의용군시절에 자주 불렀던 노래에도"세상에는 종래로 구세주가 따로 없다네…"라고 했던것을 생각해보게 되였다.

  이듬해 8.15일 오자 남들은 모두 밖으로 달려나가서 환호하지만 유독 S만은 혼자 감방에 들어누워 자기 생각속에만 잠겨있었다.

  그럴 때면 자기를 진정으로 구해줄 사람은 이제 더는 어데도 없을것이며, 혹시 동정이나마 해줄수 있는 단 한사람이 있는것이라면 그는 오직 자기의 가슴에 얼굴을 박으며 울었던 그 여전사일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였다. 밤이 깊어서 탐조등불빛이 포로들의 머리우로 이리저리 비추며 오가고 그 밑에서 신음을 지르는 자, 탄식을 토하는 자, 꾸벅꾸벅 졸고있는 자들로 각양각색일때도 S만은 구석자리에 팽개쳐진 보자기처럼 짓이겨진 모양새로 드러누워 멀거니 공기뙤창만 내다보고 있었다. 그의 머리속은 텅텅 비여있었다. 제주도로 온 뒤에는 몇차례의 폭동도 있었고 도망을 시도하다가 잡혀 죽은 포로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리고 아직 죽지 않고 살아남은 동료들이 서로 의지하고 앉아서 적기가를 부를때도 S의 눈길은 언제나 뙤창으로 푸른 하늘만을 찾아 날아다녔다. 거게서도 또 나타나는 모습은 자기의 가슴에 얼굴을 박아주었던 그 녀전사였다. 성도, 이름도, 고향도 모르는, 그러나 이제는 마치도 자기의 살점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녀전사의 울던 모습이 괴로운 제 가슴속으로 파고들어오는것을 느꼈다.

   "오라버니, 고맙구마니라…"

   하고 울던 그녀에게 자기가 무슨 말을 했던것인지 이제는 머리속에 아리송하다.

   하지만 갈라진 뒤로 그는 혼자서 많고도 많은 말을 했다. 그 말들을 마음속에 되뇌여보며 그는 무더위와 피로로하여 쇠잔해졌고, 한없이 싸늘해진 자기의 심장이 몹시 울렁거리는것을 느꼈다. 이제 외로움과 절망만이 한가슴에 가득해진 S는 은근히 생각해본다.

   '누이야, 내 살이 뜯겨나가고 내 피가 흘러버린 이 전쟁이 결코 너나 나를 위한 전쟁은 아니였을거야.'

   이러는 사이에 S의 마음속에서 그 여전사는 여동생으로 변해버렸고 아무때고 포로, 노예로부터 해방받는 날 고향에로 돌아가면 다시 그녀와 만날수 있을것이라는 부픈 희망을 가슴속에 얼싸안고 참혹한 집중영의 생활을 참아왔던것이였다.

  S는 제주도집중영에서 거제도포로수용소로 옮겨갔다. 포로된지 오랬고 또 잔등에"이승만만세"가 새겨진 그에게 있어서 거제도는 실상 공포로 가는 길만이 아니였다. 그 곳은 얼마든지 자유로 통할수 있는 길이였다. 때마침 계절은 이른 봄이였고 파도가 물어뜯는 거제도의 물 맑은 바다기슭에서 봉숭아꽃이 막 방울로 움트고있었다.

   거제도에서는"가려내기"운동이 한창이였다.

   S가 거제도에 도착하기 전날에 벌써 3백여명의 포로들이 이미 살해되였고, 도착한뒤의 한달후에 또 수십명이 사형을 맞았다. 거제도에는 미군과, 국군과, 대만의 국민당군들까지도 몰려들어있었지만, 짜장 무서운것은 미군이나 또는 국군, 그리고 국민당군에서 파견되여온 이른바의 교관이나 특무들이 아니였다. 깜쪽같이 팔다리도 뜯어내고 눈알도 뽑아내고 코와 귀도 도려내군 했던 포로들간의 피비린 싸움이였다.

   많을 때에 17만명에까지 이른 포로들이 갑자기 친공과 반공 두 부대로 갈린것이였다. 반공포로들의 세력은 어림에도 없었다. 밤마다 한둘씩 감쪽같이 사지가 찢겨져 변소나 또는 구석진 도랑창에 버려지군 했다. 바로 적군가를 부르지 않는 S같은 포로들이 타락한 반역자와 인민의 적으로 락인찍혀지게 될 경우 그의 붉은 동료들은 사상의 이름으로, 계급의 이름으로, 그리고 인민의 이름으로 반역자를 처단하군 했던것이다.

   S는 붉은 기발과 푸른 기발이 맞서 휘날리는 남해 고도에서 미군이나 국군이 아닌 자기의 동지들로부터 가까스로 제 몸을 보호해가며 이제야말로 누구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오로지 서로 남을 죽여야만이 살아날수 있는, 진짜 자기의 전쟁이 시작된것을 뼈저리게 느끼군 하였던것이다.

   "같은 값이면 그래두 인민의 편이 되는게다!"

   S는 이렇게 자기에게, 그리고 마음속에 깊이 맺어진, 자기를 오빠로 불러주었던 어린 녀전사에게 웨치면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에 뛰여들었다. 미군이 여기저기에 쳐놓은 철조망을 뚫고 장승포구(長承浦口)가 내다보였다. 경비중대 본부가 자리잡은 신현읍(新縣邑)고현리(吉縣里)의 지붕들도 째듯하게 안겨왔다. 높게 열린 개활지대에서 방금 심사를 마치고 나오던 포로들은 어리둥절해진다. 그 앞에 생화를 펴놓은 길어구에서 중국말을 씨부렁대는 사람들이 있었다.

   "중공군, 그리구 인민군포로들아, 광명과 자유의 길을 선택하라!"

   대만에서 왔다는 국민당군 교관이 웨치는 갈린 목소리였다. 얼굴에 개기름이 번질번질한 그 자의 앞으로 여위여서 뼈만 앙상한 한무리가 우르르 쓸어갔다. 그 앞장에 S와는 의용군시절부터 서로 잘 아는 팔로군출신의 한 동료가 서있었다. S는 함께 화북에서 일분군과도 싸운바 있는 중국동료를 멀거니 바라보며 자기의 길을 찾고있었다. S의 앞에서 한 인민군녀전사가 총창과 비수를 널어놓은 길을 바라고 달려가다가 칼에 잔등을 찔리고 넘어가는것을 S가 달려가서 부축하였다. 그것이야말로 본능에 의해서였다.

  S는 펄쩍 정신이 들어서 옷동을 벗어던지고 피흘리며 쓰러지는 그 녀전사를 아기마냥 두팔로 안아들었다. 그는 자기가 어떻게 되여 그 길을 택했던것인지 알수 없었다. 목심줄은 벌떡거리고 눈은 아물거리고 울렁이는 심장은 가슴팍에 대고 두방이를 안겨댔다.

   "동무, 조국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우리의 길이예요…"

   그 여전사가 맥없이 머리를 떨구어버렸다. S의 뒤로 국민당군 특무들이 또 달려들었다.

   "이 눔들아, 찌를테면 찔러라! 여기래 찌르란말이다!"
  S는 입에 피를 물고 달려들었다.
   "어허, 이 작자 보지. 네 몸에 씌여있는 글이 무슨 내용이냐? 그 등때기를 가지구 그 길루 가?"

  S는 그 국민당군 특무를 멀쩡히 바라보며 서있었다.

   하지만 그의 다리는 벌써 꼼짝달싹 못하게 나른해졌다. 그리고 숨길이 꽉 막혀들어 왔다. 폐엽속에 이물질이 들어찬것만 같았다. 막 숨을 크게 들이쉬며 그 이물질을 뱉어보고싶으나 신선한 공기는 없었다. 화염이 빨려들어와서 되려 숨길이 끊어져버릴것만 같았다.

   "동무, 조국과 인민의 편에 서야 해요…"

   마지막 힘을 모아서 입술을 놀리는 녀전사를 땅에 내려놓고 S는 허둥지둥 철조망쪽으로 내달렸다.

   "아, 이 놈들아, 난 더 전쟁을 못하겠다! 나는 전쟁을 못하겠단말이다. 흐흑…"

   S는 전쟁포로가 아니라 전쟁투항자가 되였던 자신의 모습을 잊지 않고있었다. 죽어가던 여전사의 목소리는 모기소리만큼 나약했고, 그것이 S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혹시 그 여전사는"오라버니, 저를 구해주세요…"하고 애원했던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자기나름으로 변해버린 그 말마디들이 S의 가슴속에서 메아리치기도 했다.

   하지만 S에게는 실상 그녀를 구해줄만한 힘은 티끌만치도 없었다. 하다못해 그녀의 찔린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틀어막을 아무 방책조차도 없었다. 아니, 피를 흘리고 쓰러진것이 그녀가 아니고 실은 S 나였다고 하자, 그러면 이번에는 그녀가 달려와서 부축하며 조국으로, 인민의 편으로 가자고 할것이다. S는 죽는 길만이 남은 자기의 앞을 생각해본다.

  "오라버니, 구해주세요…"

   열풍을 밀며 불어오던 남해기슭의 바다바람에 머리칼을 흩날리며 머리를 스르르 드리우던 녀전사의 피에 젖은 모습이 심장속을 찌르고 들어와서 S는 두손으로 철조망을 꽉 틀어잡은채로 미친듯이 흔들어댔다. 그러면서도 S는 정작 죽을수는 없었던것이고, 어느날 같은 차로 고향에 송환될 여전사를 그리며, 살기 위해서는 돼지나 개가 되어서라도 노예의 바줄에 끌려다녀야 했던것이다. 그러나 정작 전쟁포로교환으로 S가 고향을 돌아와보니 기다려주는 사람은 실상 하나도 없었다. 되려 생소한 농목장을 와서 생체기투성의 그녀와 만나게 되면서부터 S는 갑자기 자기가 그려왔던것, 반대로 자기의 고통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이 북녘땅에 없지 못해 한둘 있다는것을 느끼게 되였다.

   이듬해 봄이 아직 멀었다. 농목장전역에 식량 배급이 끊긴지 열보름째 접어들게 되었다.

   어느날 S는 작업반장과 함께 군 행정경제위원회에서 와서 감자를 실어가라는 통지를 받고 거기로 갔다. 생각밖으로 쌀을 두마대 얻어오게 되였다. 그것이 실은 전쟁 비축미였다. 농목장과는 서북으로 멀리에 떨어져있는 백두산과 가까운 산림사업소에서 포로출신의 벌목공들이 식량폭동을 일으키고, 거기에 호응해나서는 자들이 일시 생겨나자 그 기세를 빌어서 우르르 몰려들어 군량정부 창고를 들이친것이였다. 물론 범인들은 어림없이 잡혔으나 이미 털려버린 창고는 아무래도 그대로 열어버리고말았다. 매일과 같이 감자 두개, 세개로 끼니를 에워오던 농목장에서 두마대의 쌀을 얻었다는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 하지만 S는 작업반장과 함께 하루 낮동안 진행된 인민재판을 구경했다.

    국가 재산 략탈자들은 처단되였고, 그들의 생명으로 얻어진 쌀을 두마대 싣고오며 S는 내내 아무말도 못했다.

   "재판 까타네 따루 무슨 필요가 있갔습니까? 미제원쑤놈들의 앞잡이를 당장에서 처단합시다!"

   이런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주먹을 불끈 쥔 여윈 팔뚝들이 여기저기에서 하늘을 찌르고 솟아올랐다. 그 사람들에게 대고 당비서가 말했다.

   "동무들! 잘 얘기했습니다. 방금 재판이래 필요없다는 말씀이요, 지금 이 반혁명분자들에 대한 재판은 바루 동무들이 진행하구있는게 아니갔습니까!…"

     땅바닥에는 오랏줄에 묶인 대여섯사람의 주모자들이 무릎을 꿇은채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S는 멀리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새파랗게 질려 서있었다. 같이 갔던 작업반장이 군당의 아는 사람 하나를 만나서 엽초를 말아피우며 그의 옆에서 쑤근덕거렸다.

    "오늘은 아시레 처형 하는 모양이갔디요?"
    "저게 나무 기둥 세워놓은거 보이잰씀메?"

   S는 수레 옆에 채찍을 꽉 쥐고 서서 자기 심장의 뛰는 소리를 듣고있었다. 재판을 마치고 총을 멘 안전 원이 폭동분자들을 그 나무기둥 있는데로 개 끌듯이 질질 끌어갈 때 벌써 분노한 사람들이 달려들어 그들 몇에게 물매를 안겼다. 잠간 지나자 이미 총으로 쏘아죽일 필요는 없어지고말았다. 저런? 맞아 죽은 반혁명분자 시체는 벌거숭이로 벗겨졌고 새파랗게 얼었을 시체가 자꾸 새하얘져만 갔다.

   시체를 구경하고 돌아온 작업반장이 S의 곁으로 와서 례사롭게 말하는것이다.

   "허, 동무같이〈이승만만세〉를 등때기에 새긴 작자였구마니라우…"

   S는 수레에 타지 않고 마지막까지 소와 함께 걸어왔다. 온몸에 소름이 끼쳐 식은땀이 흘렀고 농목장에 도착할때까지 부르르 몸부림을 쳤다. 전후 처음 겪어보는 인민재판이였다. 감자를 기다리는 종합반원들이 몰려왔다. 쌀을 얻어온 반장이 수레우에 높이 올라서서 크게 소리쳤다.

   "필순동무! 안왔나?"

   그러자 제일 뒤에서 한 녀인의 얼굴이 보이였는데 그가 바로 생채기투성인 그녀의 얼굴이였다. 그 얼굴은 작년 가을 볼 때보다는 홀짝해있었다.

   "먼저 한사람 앞으루 오십개씩 나눠주구 얼마 남는가봐!"

   반장은 그녀에게 분부했다.

  S에게도 오십개는 차례졌다. 얼어서 파랗고 썩어서 까매진 돌감자를 들고 자기의 처소로 돌아온다. 귀역자형으로 만들어진 귀틀집, 드럼통으로 만들어진 난로에 장작불을 일구고 그 밑으로 떨어지는 재가루속에다가 감자를 묻어놓고 앉았는데 밖에서 흩날리는 눈꽃을 맞으며 흐린 하늘밑으로 그녀가 스적스적 걸어오는것이다. 뒤에 숨긴 두손에는 찌그러진 알류미늄쟁반이 들려있고 거기서는 잘 익은 통강냉이죽이 구수한 냄새와 함께 더운 김으로 무럭무럭 뿜겨나고 있었다.  

   그녀의 나이를 S는 알아맞출수가 없었다. 아주 어릴줄로 알고 있었는데 불과 1, 2년 사이에 자꾸만 자기보다 더 어리리라는 자신은 이제 깡끄리 사라져가고있었다. 그러면서도 늙어버린 자기의 모습에는 전혀 감각이라고 없는것이였다. 방금 30고개를 넘었지만 머리까지 하얗게 세여버려 본나이보다는 훨씬, 적어도 2, 30년을 더 먹어보이였다. 눈확은 푹 꺼져들어가서 도무지 해골에 가죽을 씌워놓은 형상이였다.

   하지만도 다가오는 그녀의 기척에 후닥닥 일어서는 자세에만은 아직도 어려서부터 총을 메고 다닌 사람들이 갖게 되는, 그러나 방랑객다운 산만성과 포로로 이리저리 끌려다닌 시들린 흔적이 엿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는 비록 중년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너무 일찍 늙어버린 모습일지라도 포로살이와 지긋지긋한 전쟁을 견뎌낸 이 세상 사상과 리념에 가장 충직한 전사들만이 속깊이 간직할수 있는 굳센 의지가 엿보여지는것이였다. 보시그려! 비록 여위여 살은 없지만도 아직까지는 뼈대가 굵어서 후닥닥 뛰여일어나는 멋도 있잖은가.

  S의 앞에 그녀는 그날따라 수집은 얼굴을 하고 서있었다. 푸르죽죽하던 생채기들이 방금 더워나기 시작한 집안의 열기에 부드럽게 화색으로 용해되여들어가는것처럼 보였는데, 그녀는 실상 남자에 굶주렸거나 또는 슬픈 일을 당했을때만이 감자나 무우, 또는 누룽지따위를 한뭉치씩 마련해들고 S에게로 찾아오며, 그러나 자기 마음의 심방(深房)으로 통한 쪽문만은 꼭 닫아맨채로 거기에다가 녹쓴 자물쇠를 절그덩 잠가놓고 그저 말없이 앉았다는 덤덤히 떠나가군 하는것이였다.

   쟁반에 소금을 담아서 구운 감자와 함께 그녀의 앞에 밀어주고 S 자기는 오랜만에 쌀을 맛본다. 억지로 두술 뜨고나서 차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아서 오른손에 들었던 숟가락을 강냉이죽속에 쾅 박아놓고 다시 왼손에 들었던 냄비마저 맥없이 내려놓으며 휴, 하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는것이였다.

   "왜세요?"
   "그저."

   하고 S는 머리를 떨구고 앉았다.

   "쌀 타가지구 온 얘기 작업반장동지래 들었에요. 량정부 들이쳐서 재판받구 사형에 처해졌다면서…"

   그녀는 감자껍질을 벗기며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겁찔벗긴 감자에다가 후둘후둘 떨리는 손으로 거의 재빛에 가까운 좁쌀모양의 소금가루를 찍어서 S의 앞에 내밀어주었다. 아아, 그러면서도 그녀는 어쩌다가 생긋이 웃기까지 하는구나!

   "니거라두 잡수시라요."  
   "차마…"

   S는 그 검고 푸르스름한 돌감자가 낮에 물매를 맞고 죽은 포로출신들의 몸에서 도려낸 살점 같아서 자꾸만 가슴이 저렸다.

   "오늘은 차마 아무것두 먹지 못하겠구마니라우. 이 죽두, 그리구 감자두, 아슈? 재판인게 아니라 물매를 맞아 죽었능기라우. 하지만두 그들 덕분에 쌀 까타네 몇 마대씩이래 타가지구 돌아가면서…"

   "그러지 마세요. 반장동지래 주모자가 포로출신이라구 했세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권했다.

   "네. 미제원쑤놈들 앞잡이가 된기라우."

  S의 입에서 두서없이 불쑥 나온 불만이였다.

    "거게 비하믄 기래두 우리래 다행이 아니겠습메까!"

   그녀의 말이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퍼그나 떨려있었다. 그녀는 차마 자기의 살점을 씹을수 없어하는 S의 마음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던것이였다. 하지만 실은 그녀도 자기가 오랜만에 S의 앞으로 들고올만한 먹을 음식이 생겨서 눈물로 삶아가지고 달려온것이 결국에는 자기의 살점이나 다름 없다는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일단 엄연한 신경으로 S와의 사이에서 건드려지고있을 때는 이 말밖에 다른 말은 할수가 없었던것이였다.

   "그 원쑤놈들 앞잡이가…"

  S는 다시 죽냄비를 손에 들었으나 그대로 들여다만 보며 두번째 이 말을 했다.

   "기래두…"

   그녀는 고개를 들며 허구프게 웃었다.

   "내래 인제는 어트런 생각두 없세요."

   쪼그렸던 아래턱을 펴며 그녀는 웃으나 얼굴에는 S못지않은 불안한 그늘이 그대로 자꾸만 깃들어가고있는것이었다.

   S는 죽을 먹기 시작한다. 그를 지켜보며 그녀도 조금씩 감자를 물어뜯는것이다. 볼의 살이 움직일적마다 그 생채기들도 방향없이 힘겹게 씰룩거려 진다. S는 그 구수한 통강냉이 맛을 느끼기가 무서웠다. 마치도 그 죽물속에서 물매를 맞아 죽은 이의 피비린내를 맞게라도 될가봐 무서워서 입에 죽을 담은채로는 절대로 숨을 들이쉬거나 내여쉬는 일이 없었다.

  그녀는 손에 반쯤 남은 감자를 든채로 S를 바라보았다. 참호에서 흙을 파올리는 모양이 되어 통강냉이죽을 소멸해가던 S는 냄비에 몇술 남지 않은 젖갈색의 죽물을 후르륵 마저 들이켜다가 부지중간에 그녀와 눈길이 마주치고말았다. 그녀가"참 오랜만지요?"하고 묻자 S는 아무런 생각도, 그리고 의미도 없이 그저"음…"하고 앓음소리 비슷한 가래걸린 대답을 입안에서 내고 눈길은 피해버렸다.

   "우리래 얼마만이예요?"
   "네에?"

  S는 냄비를 내려놓으며 다시 멍청하니 바라보았다.

   "빨리 가을이래 또 왔음 좋겠십네다. 날씨두 따싯허구 낫을 쏵쏵 휘드루구…"

   그녀는 손에 들고있던 나머지 감자를 입에 다 넣어버리고 손가락끝에 묻은것까지 혀로 말끔하게 핥아버렸다.

   "네에…"

   하며 S는 빙그레 웃어버린다.

   례사로운 웃음 같았았으나 S의 눈앞에는 벌써 건초냄새로 꽉 넘치는 처녀초원이 펼쳐진다. 그 순간 그녀의 끓는 숨길이 가까이에서 얼씬대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는 머리속에서 그 숨길의 원천이였을 그녀의 엉덩이를 제 눈앞에 펼쳐놓았다. 그러자 그녀의 생채기투성은 비상한 매력으로, 영원무궁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싸늘한 자기의 가슴속에다가 불길을 지피고있다고 느껴지는것이였다. S는 이때에야 비로소 그녀를 똑똑하게 알게 되는듯도 했다.

   전쟁전까지 그녀는 김일성종합대학의 1학년생이였고, 역시 아직까지는 남자를 모르는 처녀였었다. 저주로운 전쟁은 그녀의 꿈을 파괴하였다. 반드시 예뻤을 얼굴에다가 숱한 생채기들을 선물하였다. 근자에는 녀자포로들도 거의 모두가 시집도 가고 아이도 낳고있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떠돌고있지만 그녀에게만은 들어오는 혼사말도 없고, 또 그녀는 전혀 그런데에 생각도 없다는것을 S뿐이 아닌 농목장 사람들이 다 잘 알고있었다.

  S는 농목장에 도착했던 첫날 풀밭에서 그녀와 몸을 섞었던 일을 아무리 해도 잊을수는 없었다.

   말할것도 없이 그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정상적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가을만 되면 무엇이건 하지 않고는 그대로 꺼져내려서 주저앉아버릴것만 같은 마음이 실은 그녀에게 아주 가까운것이라고 믿고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비해서 자기는 많이 나을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가 결코 육체나 또는 정신적으로 더 나으리라는 어줍은 자신만이 아니라, 자기는 아직까지도 추방생활을 마치고나서 어떤 멋들어진 여자와 얼마든지 사랑도 할수 있으리라는 그런 종류의 감정을 갖고있었다. 때문에 S에게 있어서 간혹 풀밭에서의 그런 생활은 필요했으며 흐뭇한것이였으나 정작 그녀가 감자나 또는 무우, 누룽지 따위 먹을것을 마련해들고 자기는 굶은 몸으로 때없이 찾아드는것은 마음 뒤끝에 꺼림직한 일임에 틀림없었다.

   그렇건만 S에게는 그 꺼림직한 뒤끝도 그닥 걱정되는것은 아니였다. 하기야 이 세상에는 누구도 그를 그녀에게 장가들어야 한다고 도덕적으로, 그리고 륜리적으로 강박할만한 사람은 없지만도,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는 정작 그런 국면에 봉착하게 되더라도 너무 무서울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종래로 그런데에 생각이 없는 그녀가 아니였던가.

   어느날 S는 때낀 모포속에서 그녀의 머리밑에 왼팔을 베워주고 비스듬히 누워서 오른손으로 아래배를 만져주며 별로 생각없이 이렇게 물었다.

   "전쟁전엔 학생였다면서요?"
   "그랬에요, 여간만 행복하지 않았드랬세요!"

   그녀는 대답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무슨 말을 계속했다.

   "…학교래 1년밖에 다니지 못하구 전쟁이 났드랬에요…참군할 때 선생님이래 동무들이래 전쟁에서 꼭 이기구 학교서 다시 만나자 약속이래 했지라요…지는 위생병이였어요…기리구 전선에서 로동당원이래 되였구요…"

  "아, 동무래 포로만 아니됐드래두..."

   S가 정면으로 반듯하게 누워버리며 한마디 해버린 소리였다. 이번에는 반듯하게 누웠던 그녀가 S의 쪽으로 돌아누워오며 왼발을 그의 다리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 맥없이 쓰러진 S의것을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그래도 일어나지 않으니 신통히도 빨래감을 주무르듯 했다.  

   "니것 보시라요? 오줌 마려우믄 니거래 일어나세요?"
   "동무래 위생병이였다구 했지오?"
   "네…"
   "전쟁나던 해래 나이 얼마였시오?"
   "열일곱살이였드랬에요."
   "연애래 못해봤지?"
   "네…"

  그녀는 다소 부끄러워서 량볼이 발가우리해진듯했으나 그래도 소곤거리며 말했다.

  "기맇지만 구경은 했드랬습메다. 아이, 들이심 믿지 못하실거라요. 구경만 했든거 아니구…"

   하더니 그녀는 슬그머니 일어나 앉아서 훌쩍 모포를 걷어버리는것이다. 삿자리에서 마른 흙먼지가 피여오르나 그녀는 시원스레 웃으며 자세하게 이리저리 번져보다가 슬그머니 놓아버리였다. 다시 S의 겨드랑이로 얼굴을 박고 들어오며 그녀는 잠에 들고있는 S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잠자코 누워있었다. 그리고 밤은 자꾸만 깊어가고있었다…

   내가 살든 고향은 꽃피는 산골…

   S는 꽉 닫겼던 그녀의 속마음이 어느때부터 열리고있었던지 알수 없었다. 흐리마리한 가운데서 그녀의 두서없는 이야기는 끝없이 계속되고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진지에서 그녀가 자기는 기관총을 쏘아보았노라고 했다. 진지의 번호는 잘 생각나지 않는단다. 인민군과 미한군이 륜번으로 점령하던 진지였다고 하는것 같았다. S는 가볍게 코를 골고있었다. 허지만 그녀는 자기대로 계속 이야기해 나갔다.

   "낮에는 미군이 점령하구 밤에는 또 우리래 야간기습을 들이대서 되빼앗내군 했드랬에요. 그 진지에다가 갱도래 파구 부상병동무들이래 숨켜두구…"

   그녀는 어느때 놓아버렸던 S의 그것을 다시금 만지고있었다. 잠에 빠진듯이 코를 골지만 실은 S가 완전히 잠에 들어버린것은 아니였다.

    S는 가끔씩 이야기와 유관한 질문을 한두마디 들이대군 했다. 그러면 잠간 끊어졌던 그녀의 이야기는 다시금 계속되군 했다."련애두 못해봤다면서 니거래 어떻게 봤다구 헀시우?"S가 느닷없이 물어서 그녀는 대답했다.

   "…오줌 못누는 부상병동무래 있었드랬에요. 검사를 해보니껜 창자래 밖에까지 나오구…구급치료래 받았지마니라두 수술이 워낙 간단했든거랬에요. 그래 그 동무 배래 고무풍선처럼 불어 이제는 그거 터지믄 죽는거였에요."

   "방광말이오?"
   "네, 그 동무래 니거 꺼내놓구 지를 불렀세요. 이눔이래 구멍이 미였다면서 썩뚝 잘라달래요."
    "아아니, 저런? 그래 어찌했시오?"

   "도뇨관이래 밀어넣구서 기대렸지만두 오줌이 전혀 나와주지 않구마니라요. 남은 급해죽겠는데 그 동무래 자꾸만, 위생원동무, 이눔을 썩뚝 베여주우, 아파죽겠시오, 하구 졸르지…"

   그녀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어느사이 S는 일어나 앉아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래 동무래 그거 베여버렸갔소?"
   "아닙메다…"

  그녀는 누운채로 살래살래 머리를 흔들었다. 얼굴은 새빨갛게 상기되여 있었다. 아무 생채기도 보이지 않았다.

   S는 자기가 그녀와 사랑을 하는중이라고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러나 그에게는 그녀가 요구되였던것이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S는 자기가 아직까지도 얼마쯤이나마 갖고 있었던 자부심같은것이 실상 그녀에게 있어서는 자부심이 아니라 어떤 숨길로써 그의 내장 아니면, 역시 그 엉덩이 깊이 살속에 숨어있은것이였음을 갑자기 알게 되였다.

   나이 아직 스무살도 되기전에 다시 학교로 돌아올 푸른 꿈을 가슴에 안은채로 전쟁을 치렀던 어린 녀자를 바라보며 S는 저 전쟁터에서 자기가 겪어왔던 고통이란 실상 아무것도 아니라는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것이였다. S는 처음 고향에서 농목장으로 추방되였을 때 보습으로 한벌만이 아니라 열두번도 더 갈어번진 같던 땅에서 언제 이같은 무성한 풀들이 자라서 이와같은 초원이 만들어진것인지 의아할 지경이였으나, 그리고 역시 마련없이 변해버린 자기의 인민들에 대하여 가슴 뜨끔했던것도 사실이나 이제 그런 인상도 바야흐로 희박해지고있었다.

   다만 남은것은 저 생채기투성의 그녀에게서 때도, 시도 없이 자꾸만 느껴오군 했던 고통에로 배회(徘徊)였었는데, 이제는 그녀의 생채기가 제 가슴속에 간직되였던 먹장구름을 깨끗하게 날려보내고있다고 느껴지기도 하는것이였다.

   그렇게 겨울도 가고, 그 밤도 가고, 다시 가을이 오고있었다.

    어느 사이 모포를 걷우고 살며시 일어난 그녀가 S의 목에서 기여다니는 개미를 잡아내고있었다. 그리고 머리칼에 붙은 풀오래기를 털어주다가 내친김에 그의 사타구니속에까지 손을 넣어본다. S는 그저 두눈을 꾹 감고서"이제는 다 말라버린거!"하고 마음속에 생각하나 정작 꿈틀하고 기별이 오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으스스 몸부림을 친다. 그리고는 무엇이라고 웅얼거렸다.

   "동무, 난 곤해서 자구싶구마니라우…"




                                                                                      










山子   - 2008/09/09 17:05:40  
유작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또 공부가 되네요.
특히 마지막 두 구절이 맘에 드네요..몇번이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류영애   - 2008/09/09 17:45:46  
전쟁이 얼마나 많은것들을 빼앗아갔는지 알수있는 글입니다.
참혹한 전쟁하에도 살아있는 인간의 본능, 사랑과 미래와 자유를 향한 열망이 돋보입니다.
육체와 마음의 생채기가 마음에 와닿아 씁쓸한 느낌입니다.
잘보았습니다.

김경희   - 2008/09/09 20:03:39  
마음에도 몸에도 남긴 전쟁이 아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SK 투어   - 2008/09/09 21:00:26  
충격자체입니다. 읽고난 감상에 대하여 묵묵히 마음속에 새겨야할가봅니다.
서국화   - 2008/09/09 21:09:54  
사실 점심에 이 글을 읽었는데..읽고나서 어떻게 답글을 남겨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유작가님만이 쓸수 있는 글이네요.

황당한 세월, 다시 돌이켜 보기마저 민망한 시간들이네요.

무정한 전쟁앞에서 사람들은 인격도 자유도 논하기 너무 힘드네요.
꽃다운 아름다운 나이에 어두운 구석에 생활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네요.

자연재해외에 제일 무서운것이 전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나마 평화로운 세월에 태여나 생활하는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지를 새삼스레 느끼게 되네요.
김경훈   - 2008/09/09 23:52:48  
전쟁과 인성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과 이 인성에 대한 사실적 예증이 잘 반영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상과 리념의 갈등과 충돌이 빚은 최악의 비인간성의 활무대가 오늘까지도 출연중인 북한에 대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이 정권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고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것인지...우리 중국이 이런 정권의 배후가 되여 지지하고 후원하여야 하는 리유는 또 무엇인지...
김경훈   - 2008/09/09 23:54:27  
작가의 작가적 량심을 읽을수 있는 작품이였고
아직까지 우리 문학사에서 이처럼 처절하고도 리얼하게 전쟁포로들의
추방생활을 그려낸 작품은 처음이 아니였는가 싶습니다.
주성호   - 2008/09/10 01:26:06  
존경하는 작가 류순호씨께 오래만에 댓글 달아보는 같습니다.
읽으면서 내내 충격을 받았습니다.
포로출신 S의 아픈 운명이 가슴속깊이에 와서 닿아 쉽게 잊혀질것 같지않습니다.
채초지에서 같은 운명의 여자와 수필속에서 섹스하는 장면도 너무나
핍진했습니다.
섹스를 마치고 다시 회초리로 풀을 때리면서 앞장에서 걸어가는 여자의 모습이
지금도 머리속에서 선하게 안겨옵니다.
주성호   - 2008/09/10 01:28:39  
참으로 이 작품이야말로 인란 류순호 작가 류순호의 문학적특징을 가장 원형적으로 잘 나타내보인 작품이 아닐가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실을 말할수 있고 정의를 말할수 있고 죄악을 비판할수 있는 류순호씨의 문학적 참된 가치가 우리 문학사에서 진지하게 확립될 날이 꼭 오리라고 믿습니다. 존경합니다.
月海   - 2008/09/10 02:55:29  
이북사투리, 절묘한 환경설정, 언어들의 다양화 ,인간으로써 느끼게 되는 감정 덩어리,
생명의식과 생활의 욕구가 예술적인 높이로 리얼리즘하고 있습니다.

유작가님의 독특한 문학리념에 추천 한표 드립니다.
조연희   - 2008/09/10 06:49:39  
S쓰가 싣고온 쌀은 포로출신 추방자들이 생명으로 바꿔온것이였습니다.
량정부를 습격한 포로출신들은 총살당하고 그 대가로 배급받은 쌀로 죽을 끓여먹고있는데 이 채초지의 여동지인 필순이란 분이 구운감자를 가지고와서 함께 먹는 장면은 정말 눈물이 울컥 쏟아질 정도로 감동적이면서 처참합니다. 굶주리고 지칠대로 지친 S와 필순이가 풀밭에서 자고 있는데 필순이는 S에게 관계를 하려고하지요. S는 피곤해서 자고싶다고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기별이 오네요. 이것으 소설의 결말입니다... 이런 소설은 정말 처음 읽어보네요. 일단 저의 컴속에 저장하고 한부 프린트했어요. ^^ 좋은 소설을 창작하여주신 작가님 고맙습니다. ^^ ....
박준   - 2008/09/10 07:18:08  
유선생님.
자극적인 소재와 충격적인 묘사가 독특함으로 다가옵니다.
읽어내려가면서 이것이 이때까지 우리가 아직 잘 모르고 지냈던 우리 민족사의 큰 상처였다는것을 생각할 너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적지않은 장면들은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우리 민족이 전쟁이라는 이름하에서 저질은 비인간적인 행위들...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이북의 공산정권치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일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만약 유선생님이 아니면 과연 누가 써낼수 있을가 생각하여보았습니다. 니카를 알게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니카의 중국동포분들은 모두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존경합니다.
수희   - 2008/09/10 10:38:28  
역사소설에 기재된 그 환경이나 언어들이 너무 생동하여 마치도 보는것만 같이 리얼합니다.
상상력의 나래가 돋보이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기한 절묘한 묘사가 인상이 깊습니다.

생채기가 표층의 생채기뿐이 아닌 마음의 생채기로 인도하면서 시대적기형환경의 배설물들을
여지없이 표현하여주셨으며 우리민족의 가슴아픈 추억과 죽어가는 영혼을 도리켜주셨습니다.

유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깊은 감동과 충격을 받은 작품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004_love   - 2008/09/10 15:12:41  
아저씨 글 잘 읽고 갑니다.
박준 님의 댓글까지 읽고나니
왜서 아저씨 글 매번 읽을때 마다 충격인지
알듯하네요...
허춘길   - 2008/09/10 15:26:27  
전쟁에 대한 아픔을 느낄수 있는 글인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것을 배운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계미화   - 2008/09/11 01:42:24  
감상을 어떻게 써야할지가 다 조심스러워지는 소설을 읽었네요.
그냥 어떤 사상이나 정치와는 무관하게 한편의 소설로 생각하고 싶답니다.
마지막 결말부분이 너무 오래 잊혀지지않습니다.
채초지가 떠오르고 그 숲속에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그분들에게 동정과 사랑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유작가님 우리 조선족에는 정말 유작가님만이 이런 소설을 쓸수있다는 사실과
유작가님이랑 함께 대화할수 잇다는 자체가 자랑스럽습니다.
존경합니다.
정연   - 2008/09/11 04:10:17  
그러면 자벌레란 s나 생채기 그녀 같은 분들을 가리키는 말씀인가요?
김하나   - 2008/09/12 00:50:02  
6.25 전쟁 직후의 농목장추방생활과 오늘의 정치범수용소에 대하여 동일시하여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독재자 김정일의 혹정은 김일성을 백배 능가하는것이랍니다.
주인공 S는 오늘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인불인 귀불귀의 삶을 살아가고있는 수난자들에게 비하면
훨씬 행복하지 않았나싶습니다.
김하나   - 2008/09/12 01:25:29  
우리민족에도 솔제니친과 같은 작가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유선생님 감사합니다.
china   - 2008/09/12 11:41:22  
영화보는 같아요~
장면들이 너무 생동하고^^
황성준   - 2008/09/13 03:35:18  
남들이 도전할수 없는 금구를 깨치고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북한과 탈북자 그리고 정치범수용소 전쟁포로....
이런것들이 정치의 금구는 될지몰라도 문학의 금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금구를 돌파하고 나가는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이 아닐가생각합니다.
자벌레...역경하에서도 인간이 살아남는 한편의 생명의 노래가 아닐가 싶습니다.
이런 소설을 써주신 류순호작가의 인간정신에도 경의를 보냅니다.
빈술잔   - 2008/09/13 14:38:26  
전쟁직후의 남녀포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독특한 수법으로 그 특정시기 그리고 人性을 잘 표현한 유작가님의 글 인상깊게 읽있습니다.

매번 니카에 올려지는 유작가님의 글을 모두 읽어본것은 아니지만 읽어본 몇편은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만큼 유작가님의 글은 남달리 독특한 멋을 내고있었습니다. 여러 글들에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섹스가 간단없이 용솟음쳐서 이런저런 소재를 이루고있는것이 좀 특징적인것이라 할가요..ㅎㅎ,

하지만 인간들사이의 살(피부)과 감정이 맞부딪치는중에 깊은 뜻을 표달해내더라구요. 화려한 단어와 구절이 많다기보다도 풋풋한 단락들이 하나둘 어우러져 문맥의 정체성이 확립된 하나하나의 작품들이 탄생되는거 같았습니다.

계속 좋은글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미소^^   - 2008/09/14 00:26:31  
포로들은 정말 불쌍합니다.
미국이나 서방국가에서는 포로들이 제일 대우받는 영웅이라고 들었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구요...
포로란 전젱에서 피면할수 없는 산물이 아닌가요...
전쟁에서 희생한 사람들보다도 더 불행하지 않을가요~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의심받는 처지가 너무 불공평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자기 공동체에 의해 기피의 대상이 되고
락인찍힌 채 결과적으로 사회적 죽임을 당하지만...
생존을 위하여 자벌레처럼 강하고도 경이로운 투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고난받는 인류의 모든 어려운 분들에게
인간다운 새로운 삶이 빨리 왔으면 하고 기도해봅니다.
미소^^   - 2008/09/14 00:30:56  
오래동안 잊혀질것 같지않은 소설이였어요~
지금도 소설속의 장면들... ㅠㅠ
안련옥   - 2008/09/14 19:42:52  
아저씨, 글 이제서야 읽어보았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였습니다.
다는 이해하지 못해도 어느정도 리해는 가는데...
특히 마지막 부분이 너무나 인상깊엇습니다.
윗분들이 댓글도 읽으면서 소설에 대해 조금이나마 료해를 가져봅니다.


예나   - 2008/09/17 05:58:47  
삼촌 글은 언제 읽어도 심각해요~

언제나 건강하시구 힘내기... ^^

서울에는 또 안와요? 보구싶넹~
金楓   - 2008/09/19 12:39:45  
평범하지 않고 아주 비범한 이야기다.
함축된 스토리와 참신한 플롯도 이 이야기의 빼여난 매력이다.
오래도록 지속되는 감동, 더 이상의 감상은 삼가하고 싶다.
우리 민족에 류순호씨가 있어서 이런 소설도 나올수 있다는것이 자랑스러울뿐이다.
계속 건투를 바란다.
김춘림   - 2008/09/20 03:26:40  
이번작품까지 선생님의 작품을 적지않게 읽었네요.
선생님께서 문학을 하시는 리유와 원인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선생님의 문학본질은 배부른 자를 위하는 문학이 아니고
배고픈 자를 위하는 문학이며 약한 자를 달래고 약한 자를 위해 항변하는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춘림   - 2008/09/20 03:27:00  
존경합니다...
joy   - 2008/09/20 07:16:23  
10년전에 쓴 작품이세요? 와.........
마음의 소리   - 2008/09/22 22:32:54  
읽은지 아주 오래 된 유작가님의 소설입니다.
너무도 감명깊게 읽었던 소설인데 오늘 다시 보게 되었네요. 다만 제목이 바뀐 것 같은데 이 제목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다시 읽고 새롭게 느껴지지만 이런 멋진 소설들을 많이 창작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읽었던 한국전쟁을 다룬 소설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전쟁 속에서 그려진 인간성이 이 소설에서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미령   - 2008/12/09 13:57:07  
조심스럽게 소감을 적어봅니다. 지난 전쟁에서 정말 많은것을 잃었고 또 사람답지 않는 그런 인생이 멀지 않은 장래에 꼭 새롭게 태여나길 빌어보는 마음입니다.
하트   - 2009/05/04 20:00:47  
존경하는 작가님~ 님의 왕팬 ♥가 다녀갑니다^^ 힘내세요!...
china   - 2009/05/05 13:06:51  
작가님은 어떻게 옛날 시절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쓰실수 있는지 리해가 안됩니다.
너무 신기스럽기만 합니다.
지나가다가 ^^   - 2009/05/06 04:24:51  
충격 그자체. 충격에서 또 충격.
안선화   - 2009/05/06 21:07:44  
한순간에 빠져버렸네욤~
잘 모르는 역사지만 우리의 역사라서 더 열심이 읽었습니다.
아픈 추억을 뒤로 민족이 화목하고 사랑하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류설화   - 2009/05/07 14:06:24  
사랑하는 아저씨 화이팅 ^^
박금   - 2017/02/22 14:12:59  
어쩜 이렇게 역사이야기를 생동하고 재미있게 재치있게 잘 쓰시는지 감탄스럽구마니라요~~영화 감독으 데뷔하셔서 영화 찍으셔도 손색이없겠구마니라요~~|북한말투 넘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순호 작가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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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단편소설     피안 2008/07/01 24051
[유순호 단편소설] 빵순이



  해승이와 길을 걷다 보면 그녀는 '파란 리본'이 들어간 빵집을 만나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꼭 들어가서 뭐든지 한조각 사들고 나온다. 내가 뭐라고 나무라면 그녀는 나에게  “헤헤.”하고 ...
59.  봉녀     피안 2008/11/17 23425
  [글 쓴이: 유순호, 뉴욕조선족통신 대표, 재미 조선인 작가]


   "참 이상하네..."
   나는 헐떡거리고 봉녀의 뒤에 따라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마디 중얼거렸다.
   "뭐가?"
   ...
58.  죽은 쥐 나무     피안 2010/08/03 11178
   [글 쓴이: 유순호, 재미 조선인 작가]


                        ...
57.  昆蟲三部曲之一/鼠     피안 2009/01/12 15416

   내가 폐차장 쥐동에서 살 때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다.

   롱아일랜드에서 아들이 사업을 하다가 망하고 집까지 팔아먹은 한 유태인 할머니가 시커멓게 생긴 잿빛 고양이를 안고 이사왔는데 이 고양이의 이름이 불랑카였다. 고양이가 늙었는지 아...
56.  昆蟲三部曲之二/蜂     피안 2008/11/17 15049
   나는 열여섯 살 때 처음 연상의 여자와 관계를 가져보았다.

   그 여자가 봉녀(蜂女)였던 까닭에 나는 만약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죽기 전에 꼭 한번은 양봉(養蜂)을 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만약 혼자가 아니고 어떤 여자와 함께 한다면 더 재미날 것...
55.  昆蟲三部曲之三/蟑螂     피안 2008/10/19 10987



   벽에 붙여놓은 카크로치(cock-roach, 바퀴벌레)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을 뒤지고다니면서 맨하탄의 부자들이 내다던진 테이블이나 또는 의자 다리를 줏어다가 머리와 어깨부분에 뼈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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