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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은-그새벽, 안개꽃피다
항비   Hit : 9934 , Vote : 168        [2015/03/05]


일을 하던 중 무심히 바라본 창밖은 여전히 비, 하루 종일 오락가락 하는 비.산천루 사이로 조각난 하늘은 잿빛으로 낮게 웅크리고 있었고, 밝지도 그리 어둡지도 않는 회색의 아우라에 압도될 즈음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 친구는 무료해 죽겠다고 엄살을 떨다 진한 키스가 고픈 날이라며 시덥잖은 농담을 툭 툭 던지는데 나는 심드렁하기만 했다. 김삼순 식으로 말하면, 그래 너무 오래 굶어 그 맛을 잊었다.

이런 날은 최성수 노래가사처럼 창 넓은 카페에서 다정스런 모습으로 예전에 그랬듯이 마주보며 사랑하고프단다. 그래, 그 순간만은 진실이었겠지, 아예 신파 소설을 하나 써라, 난 장단 맞춰주는 대신 산통을 깼고, 발끈한 친구는 너도 별 수 없이 늙었다, 감수성 만땅이던 내 친구를 돌려달라, 운운하며 한참 너스레를 떨다 가타부타 인사도 없이 끊어버렸다. 가시나, 그래 나는 늙어나 가지, 지는 미쳐가고 있으면서.

이 친구, 이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난 꼭 그날의 일들을 되새김한다. 그때가 언제였나.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해, 2008년 어느 날, 어느 밤, 고열로 들뜰 때였다. 온몸에 열꽃이 피었는데, 그것이 몸살인지 주체 못할 열정이었는지 실연으로 인한 지독한 상처였는지, 그도 아니면 자신에 대한 환멸이었는지 지금까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열병에 완전히 잠식당한 상태였다.

내 뇌와 심장이 산산조각 터져버릴 것만 같았을 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 철철 흘리며 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당시 친구는 인간으로서 최악의 바닥까지 체험한 후 간신히 일어난 상태였고, 이심전심이었을까, 그 친구는 한달음에 달려와 주었다. 그 밤 우리는 델마와 루이스가 되었고 차를 달려 강가로 날아갔다. 밤안개가 어깨를 툭툭 치며 시비 걸던 축축한 그 밤에.

강가 옆에 멈춰선 우리는 음악볼륨을 한껏 올리고 헤드라이트를 켜고 바닥에 주저앉아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바락바락 악을 쓴 게 노래라고 할 수 있었을까, 차라리 고함이나 비명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 밤 그 새벽, 우리는 밤안개와 물안개와 흐르는 눈물과 한데 어우러져 참으로 미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친구는 맛있게, 멋있게 담배 한 대를 피웠고, 연기가 허공에 흩어졌다. 가시나, 멋지기도 하지.

그리고, 아아, 새벽안개

여명이 터오르는 새벽, 붉은 기운이 흐트러진 실타래처럼 가늘게 피어오르기 시작할 즈음, 강가에 내려앉은 안개는 그 빛에 조금씩 말라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그 실타래 한 올 한 올과 몸을 섞기 시작했고, 가벼워진 몸은 하늘로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아침이 가까워올수록, 붉은 기운이 더 진해질수록, 안개는 마치 각혈하는 것처럼 드문드문 붉은 빛을 토해놓고 빠르게 하늘로 수직상승하고 있었다. 온 몸이 점점 붉어지면서 가속도를 내며 하늘로 오르는 새벽안개, 나를 관통하여 승천하는 새벽안개, 새벽안개.

아아, 감히 나는 그날의 도저한 그 풍광을 백분의 일도 표현할 수가 없다. 모래를 끼얹진 듯 서걱거리던 사막같던 눈동자에서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던가, 입가에는 미소도 번졌던가, 내 손아귀를 빠져나가고 내 몸을 관통하는 안개에 정신마저 혼미해졌던가, 친구도 나도 붉게 물들어 안개와 한 몸이 되었던가, 안개에 잠겼던 저 멀리 인가에서 가는 연기가 피워 오르기 시작했던가, 아, 그날이 꿈결은 아니었을까, 아니었을까. 그 후 7년이 지난 2015년 3월 이 밤, 오늘도 꿈이었으면, 꿈결이면 좋으련만. 참 좋으련만.




샘터   - 2015/03/06 00:42:57  
그 새벽 안개속 달리는 모습 너무 멋있슴다.
같이 달릴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더 행복한것 같슴다.
정말 글을 너무 자유분방하게 잘 쓰심다.
자유로 달리는 글같지만 방향도 있고 청춘의 기백도 있슴다.
수필인데 시같기도 함다.
최련화   - 2015/03/06 00:54:52  
이 글 마음에 들어요. 글제목도 글내용도 모두 좋네요. 영화속의 씬이 흘러가는 것처럼 묘사한 새벽안개 보는같이 생동합니다. 추천드려요 ..
연변독자   - 2015/03/06 01:16:07  
항비작가님 글 읽으니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
연변독자   - 2015/03/06 01:16:46  
고민하고 방황하는 인생같지만 그것을 다 이겨내고 전진하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청설   - 2015/03/06 02:28:57  
사랑으로 앓는 지독한 청춘의 신열같다.
아니면 사랑으로 해서 앓는 청춘의 열병일지도 모른다.
두 여자 사랑거지 같기도 하다.
담배 피는 친구가 정말 멋있는데 나무나 아니면
어느 담벽에라도 비스듬이 기대서 담배 연기를 허공에 내뿜었다면,
훨씬 더 멋있었을 것 같다.
상상만 해도 이는 한폭의 작품이 될지 모른다.
나를 늙어간다는 너는 미쳐가고 있으면서라는 핀잔도 죽여준다.
밤안개속으로 달리는 모습은 무작정이다.
펑펑 소리내어 울기도 하고 웃어버리기도 하는 모습은
천방지축 아이들 같은데가 있다.
비가 오는데 갑자기 한 아이가 비속으로 달리는
그 뒤에서 놀던 다른 아이들도 그냥 뒤를 따라 달리면서
와와 하고 소리쳐댄다.
왜서 그러는지 누가 부른 것도 아니고 누가 쫓는 것도 아닌데
그냥 무작정 달리는데는 아무 도리도 없다.
아이들은 그렇게 성장하고
이 글속의 두 여자도 그렇게 원숙으로 가고 있는 모양이다.
이 글도 상당하게 잘 된 글이다.
플러싱   - 2015/03/06 06:14:36  
방황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담은 글이지만 글줄마다 젊음의 꿈과 희망으로 넘쳐납니다.
제가 글의 뜻을 제대로 포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리화옥   - 2015/03/06 07:50:24  
항비님 글 참 잘 쓰세요.

항비님의 글을 읽으면 젊은 시절이 추억으로 남아버린 저의 나이에도 기분이 참 묘하여집니다.

상해에서 인사 보냅니다.
독고 민수   - 2015/03/06 08:03:35  
델마와 루이스 이 영화를 아주 오래전에 보았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 이 이름을 봅니다.
글을 읽고 글의 두주인공이 과연 델마와 루이스처럼 자연의 자유에
자신들을 버린듯하지만 비교는 하지못하겠습니다.
델마와 루이스는 과감한 실천을 했고 그들이 나중에 모두 자기의 과거 생활에서
탈출하여 슈퍼에서 강도행각도 벌이고
경찰에게 쫓기는 장면들은 말그대로 모험적이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때 영화에서 받았던 감동과 충격을 잊지못하고 있습니다.
독고 민수   - 2015/03/06 08:04:35  
이 글은 꿈꾸는 조선족판 루이스와 델마라고 하면 혹시 적합할것 같기도 합니다.
항비님의 글에서는 참으로 넓은 지식을 배우게 됩니다.
전송철   - 2015/03/06 12:23:45  
루이스와 델마라는 영화를 한번 보고싶습니다.
우리는 중국에서 살다보니 이런 외국영화에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정말 멋있는 영화라고 짐작하게 됩니다.
자유만세를 웨치고 싶은 영화였 더군요.
지나가다   - 2015/03/06 16:20:13  
문장안에 풍광이라는 말이 나오던데 ?...

풍광과 풍경은 어떻게 다릅니까?
최준화   - 2015/03/07 12:20:27  
니카에서 점점 개성이 있고 풍격이 있는 새로운 글들을 읽을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항비작가님의 글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려해연   - 2015/03/08 04:52:09  
넘넘 이쁜 언니 새글 ^^
현영   - 2015/03/09 04:23:20  
어제 소개로 니카에 와서 이처럼 멋진 글을 읽었네요 ^^
저도 이렇게 친구들이랑 흥분하여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놀았던 경험이 있답니다 ~
너무너무 동감이구요 ㅋㅋ
그 새벽 안개꽃 피다.............젊음의 희망 꿈 사랑 이런것들이 련상되니 좋아요
연변   - 2015/03/14 11:54:16  
제목이 정말 멋있네요.
San Francisco   - 2015/03/15 09:03:15  
a diffuse essay
독고 민수   - 2015/03/16 12:16:55  
이 작품 정말 좋군요. 제목도 너무 시적이고 많은 상상을 유발시키는군요. 항비님의 수필은 언제나 시적인 정서로 넘쳐있어서 일고 난 뒤의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려해연   - 2015/03/27 11:01:49  
이쁜 언니 사진 왜 다 사라졌어요 ~~ ??
려해연   - 2015/04/01 07:58:30  
오늘에양 언니 사진 보네. 넘넘 이쁘세요 ^^ !
연변작가   - 2015/04/01 08:00:16  
항비작가님 모습 처음 뵙니다. 추천 한표 드리고 갑니다.
겨울향기™   - 2015/04/01 08:12:13  
전화받고 오늘 니카에 들어와 항비님 많은 글들을 읽었네요~
너무 멋지신 분 같아요.
천진에서 인사드립니당~
눈꽃   - 2015/04/02 17:12:56  
추천드려요
지나가다가   - 2015/04/03 23:43:42  
앞서 보았던 사진과 지금 사진은 서로 다른 사람같은데 ?
독고 민수   - 2015/04/03 23:47:51  
관리진(니카 피안)에서 설명이 필요할것 같은데요. 전혀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또 대체된것은 독자들에게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봅니다. 항비님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시는것이 좋겠습니다. 지금 이미지가 실제 본인이 옳으신가요?
독고 민수   - 2015/04/03 23:48:05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못내 궁금합니다.
San Francisco   - 2015/06/13 12:30:48  
Nice To Meet You, Queen!
조명철   - 2015/06/21 10:14:22  
작품 정말 좋군요. 감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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